키 56m에 몸무게 1,400톤!
저는 대한민국 1호 로봇이자 슈퍼 히어로인 로봇 태권브이입니다.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59_1280.png)
그때 태권소년 훈이와 함께 악당 카프 박사와 인조인간 메리를 멋지게 물리쳤지요.
그 당시 서울에서만 28만 명의 관객이 제 이야기를 보러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58_1280.png)
저는 한국 최초 로봇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도 등록된 군사 로봇이에요.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일련 로봇 번호도 받았지요.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42_1280.jpg)
2007년 국기원에서 사범으로서도 능력이 충분하다고 인정받은 진짜 '태권도 실력자'이죠.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제가 등장할 때 나오는 이 노래는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 OST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요.
'세월이 가면'을 부른 가수 최호섭 씨가 이 노래를 부른 주인공이죠.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48_1280.png)
요즘의 뽀통령(뽀로로) 정도의 인기였다면 이해가 되실까요?
TV에도 출연을 하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영웅'으로 자리 잡았지요.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43_700.gif)
76년도의 제 이야기의 원본 필름을 미국으로 수출하던 중에 그 필름이 사라지고 말았어요.
설상가상으로 나머지 복사본 필름도 대부분 폐기되거나 상태가 좋지 않았지요.
그때 저는 세상의 빛을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어요.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제가 일본 로봇의 유사품이다, 표절이다 하면서 저를 인정해주지 않기도 했지요.
하지만 아빠가 제게 항상 말해주신 게 있어요.
아빠는 저를 만들면서 일본 로봇의 냄새를 안 나게 하려고 노력하셨대요.
순수한 한국 애니메이션이라는 큰 목표를 두고, 저를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많이 쓰신 거죠.
그러니 여러분, 제가 일본 '마징가 Z'의 표절이라고 욕하지 말아주세요.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44_700.gif)
지난 2003년, 우연히 영화진흥위원회 창고에서 제 이야기를 다룬 필름 복사본이 발견됐어요.
그래서 디지털로 복원 작업이 시작됐고, 2007년 영화 (로보트 태권브이 디지털 복원판)로 복귀할 수 있었어요.
이때 아빠는 '죽은 자식이 다시 살아 돌아온 것 같다'며 감격하셨죠.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45_1280.jpg)
세월 참 빠르네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냐고요?
아빠가 취미로 그리는 수묵화의 모델을 하며 시간 여행을 즐기고 있어요.
내년쯤에 제가 등장하는 수묵화 전시회를 열 예정이시라고 하니, 곧 만날 수 있겠죠?
그때 그 아이들은 어떻게 변했는지 다들 궁금하네요.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46_1280.jpg)
저를 가슴 한편에 묻고 하루하루를 치열히 사는 사람들 덕에 저도 항상 감사함을 느껴요.
![[스브스] 태권브이](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11/200819347_1280.jpg)
하지만 슈퍼 히어로로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는 한, 저는 행복할 거에요.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