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고 설 명절 기간에 계란 3천600만 개를 집중 공급하는 등 설 물가 관리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한 달 넘게 이어지던 계란값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던 계란 소비자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지난 13일 37일 만에 처음으로 9천491원으로 하락했다가 16일 9천518원으로 반등했으나 17일 다시 9천49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한 달 넘게 오르기만 하던 계란값이 닷새 사이 두 차례나 떨어진 것입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 계란 판매가도 상승세가 멈췄습니다.
대형마트보다 구매력이 떨어져 계란 30개들이 한 판에 1만원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인 소규모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가격이 1만1천~1만3천원대에서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한 계란 유통상은 "정부의 미국산 계란 수입 소식이 알려진 이후 물량을 쌓아놓고 좀처럼 팔려고 하지 않던 생산농가에서 물건을 내놓기 시작했다"며 "최근 일시적으로 가격이 내린 것은 이런 변화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주말 수입된 미국산 계란이 국내 검역 절차를 거쳐 이번 주말께 대형마트 유통망 등을 통해 시중에 풀리면 계란값 진정세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계란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설 연휴 전까지 미국과 스페인산 계란 1천500t(약 2천500만개)을 수입해 일선 유통 매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런 수급 안정 조치가 수입 계란 항공운송비 50% 지원 등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이뤄진 것이지만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해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의 방안대로 수입 계란 한 개당 76원의 항공운송비가 지원된다면 8천990원(롯데마트 기준)인 미국산 수입 계란 한 판의 약 25%가 국민 세금인 셈입니다.
양계업계 관계자는 "계란 수입에 지원하는 예산을 국내 농가에 지원하면 소비자들이 훨씬 싼 가격에 신선한 국산 계란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조치는 미국 농가를 위해 우리 국민의 혈세를 퍼주는 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