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 편지 때문에 한국 왔다"…젠슨 황이 꺼내든 편지 정체

"이 편지 때문에 한국 왔다"…젠슨 황이 꺼내든 편지 정체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1996년 JY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편지 덕분에 한국에 오게 됐습니다"

어제(30일) 오후 9시 36분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서울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 위로 올라 고(故) 이건희 선대 삼성 회장과의 추억을 상기했습니다.

이날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황 CEO와 '깐부회동'을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K-POP 광장 무대 위로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넘는 깐부회동을 마치고 온 이들은 무대 등장부터 수차례 하이파이브를 하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무대 중간중간 황 CEO가 이 회장, 정 회장과 포옹하면서 'AI 깐부'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을 '베스트 프렌드'라고 소개했고, 이 회장도 황 CEO를 '최고의 발명가이자 최고의 사업가'라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이날 황 CEO는 1996년 이 선대 회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소개했습니다.

황 CEO는 "1996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낸 아주 아름답게 쓰인 편지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편지에는 세 가지 비전이 있었다.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비디오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만들 수 있도록 당신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편지로 인해 한국에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황 CEO가 이러한 편지를 소개하자 이 회장이 "제 아버지가 보낸 편지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회장은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GDDR(그래픽용 D램)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다"며 "그때부터 양사의 협력이 시작됐고 젠슨과의 우정이 시작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젠슨은 인간적으로 정말 매력적이다"라며 "꿈이 있고, 배짱도 있고, 따뜻하고, 정이 많은 친구"라고 황 CEO를 추켜세웠습니다.

같이 무대에 오른 정의선 회장도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다며 엔비디아와의 인연을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어릴 때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계속해왔고, 제 아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좋아하는데 당연히 엔비디아 GPU가 들어 있을 것이다"라며 "저희는 게임 산업과 멀지 않고, 열심히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페스티벌에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서로의 발언을 황 CEO에게 통역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 재킷을 착용한 한 황 CEO는 이날 오후 8시 57분 코엑스에 도착해 페스티벌 부스에서 지포스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습니다.

황 CEO는 "이번 주 APEC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초대로 왔고 좋은 소식이 있는데 먼저 밝힌 순 없지만 힌트를 주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황 CEO는 "로보틱스와 관련될 것"이라며 "100% 절대적으로 한국과 연관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두 분의 손(미중 협상)에 달려 있으며 양국을 위해 최선의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황 CEO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개발자 행사에서 "한국 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말로 기뻐할 만한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황 CEO는 "시총 5조 달러에 도달해 영광이다"라며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로 모든 과학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엔비디아 역시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페스티벌에는 황 CEO를 보기 위해 사전예약 관객 500여 명이 모였습니다.

관객은 황 CEO가 등장하자 연신 '젠슨 황'의 이름을 외쳤습니다.

황 CEO는 이에 화답해 "한국의 PC방 문화, e스포츠 인기가 없었다면 오늘의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예정에 없던 이 회장과 정 회장의 깜짝 등장으로 관객이 환호성을 지르고 엔비디아 브랜드 색깔인 형광 초록색 야광 팔찌를 흔들자 현장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습니다.

행사 말미엔 황 CEO, 이 회장, 정 회장이 관객 경품 추첨을 위해 직접 총 모양 폭죽을 터뜨리는 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회장이 기자회견을 제외하고 일반 대중 상대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회장은 관객을 향해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느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오늘(31일) 공개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