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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모두 10년 만에 초미세먼지 '최저'…이유를 따져봤습니다 [스프]

[지구력] 한·중 공동 연구로 따져본 중국 석탄 연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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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려면 우리 모두의 힘이 필요합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지구력'.
 

2월과 3월, 1년 중 미세먼지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입니다. 2025년 올봄은 어떨까요?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그래도 다행히 평년보다는 나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먼지를 불러들이는 고기압성 순환의 영향을 많이 받긴 하지만 고기압의 위치가 내륙보다는 동해안 쪽으로 비켜서 있는 데다 강수량도 평소보다 많고 바람도 남풍 계열이 불 걸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2024년 한국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15.6㎍/㎥

사실 코로나 사태가 종료되면서 대기 과학 전문가나 환경부에겐 큰 걱정이 있었습니다. 산업 활동과 교통 이동량 감소 등으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던 혜택이 사라지고 미세먼지가 다시 고개를 쳐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환경부가 2024년 국내외 초미세먼지 실태 분석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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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2023년보다 전국 기준 초미세먼지 연평균치가 14% 넘게 줄어들면서, 15.6㎍/㎥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5년 정부가 초미세먼지를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10년 만입니다. 이 가운데 초미세먼지 등급 '좋음'(0~15㎍/㎥)을 기록한 게 2015년 63일에서 지난해 212일로 늘었습니다. '나쁨'(36~75㎍/㎥)은 60일에서 10일로 줄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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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과 달리 코로나 이후에도 감소세가 두드러진 배경은 뭘까요? 환경부는 우리 정부의 정책 효과, 중국 유입 감소, 양호한 기상 여건 등 3가지 요인으로 설명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중국 유입 요인입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촉발된 중국 경기 침체에다가 중국 정부도 강력한 대기 오염 저감 정책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같은 중국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고 있을까요. 국제 사회에 보여주기식 정책 홍보에 불과한 건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노력이 코로나 이후에까지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되는 건지 따져봤습니다.
▷ "한국 요즘 미세먼지 없네?"…이유는 '중국'에 있었다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리포트, SBS 8뉴스, 2025년 2월 11일)
 

2024년 중국 징진지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42.2㎍/㎥

먼저 이번 환경부 자료에 나타난 중국 현지의 초미세먼지 관측치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징진지'는 우리로 치면 베이징과 그 인근의 텐진, 허베이 등 수도권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 2015년 연평균 77.0㎍/㎥까지 올랐던 징진지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 42.2㎍/㎥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25.2㎍/㎥에서 15.6㎍/㎥으로 38.1% 줄어들었는데, 징진지는 퍼센티지로 치면 우리보다 더 가파르게 농도가 낮아진 겁니다. 징진지와 더불어 국내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또 하나의 지역이 상하이 인근 장강 삼각주 지역인데, 이곳도 2015년 53.0㎍/㎥에서 2024년 33.0㎍/㎥으로 37.7%가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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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데이터는 중국 생태환경부 자료인데요, 중국 국내 데이터라 의심스러운가요? 한·중 공동 연구 사례로 따져보죠. 서울대 이승묵 교수 연구팀과 중국 과학원이 공동으로 연구해 국제저널 EI(Environment International)에 지난해 8월 게재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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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 캠퍼스와 베이징 인근의 중국 환경과학원(CRAES)에서 동일한 설비와 기준으로 측정이 이뤄졌습니다. 먼저 중국의 경우 2020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1차 공동 연구 기간)와 2021년 7월부터 이듬해 3월(2차 공동 연구 기간)까지를 비교했습니다. 그랬더니 중국의 경우 1차 때에 비해 2차 연구 기간에 PM 2.5 초미세먼지 농도가 51.9㎍/㎥에서 25.4㎍/㎥로 51% 줄어든 걸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석탄 연소, 산업, 소각 분야 먼지 저감이 효과"

연구팀은 어떤 요인이 이같은 저감을 불렀는지 모두 9개 항목으로 따져봤습니다. 산업 활동, 석탄 연소, 소각 등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석탄 연소로 분석됐습니다. 전체 초미세먼지 농도 가운데 석탄 연소가 기여한 게 1차 기간 때 4.41㎍/㎥에서 2차 때 0.08㎍/㎥로 98%가 줄어든 걸로 분석됐습니다. 산업 부문의 기여량은 1차 때 5.6㎍/㎥에서 2차 때 1.5㎍/㎥로 73%가 줄었고요, 소각 부문도 56% 감소한 걸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이같은 효과의 원인에 대해 중국 정부가 시행한 계절관리제(SMP)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합니다. "베이징의 경우, 산업, 석탄 연소 및 소각로 오염원에서 향상된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중국 정부의 계절관리제가 오염원의 기여도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지적합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은 지난 2013년부터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그해 대기 오염 방지 행동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2015년엔 환경보호법 개정, 2016년 대기오염예방 및 조정법 개정과 환경영향평가법 개정, 2017년 환경보호세법 도입, 2018년 남천보위전 3년 행동계획(Three-year Action Plan for Winning the Blue-Sky War) 등 줄줄이 계속됐습니다. 국내에선 가정용 난방에서 연탄 구경하기 힘들어진 지 오래지만 중국에선 최근까지도 다양한 형태의 석탄 연료가 쓰였습니다. 이런 석탄 연료를 석유나 가스로 크게 바꿨고 이게 대기질 개선의 큰 원인이 된 겁니다. 또 각지에 있는 소형 석탄 발전소들을 통·폐합해 대형 발전소로 전환시키면서 연료를 바꾸는 건 물론이고 강화된 대기질 규제를 적용하는 식으로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전기차 전환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도입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한몫을 했습니다.
 

NOx, SOx 더불어 VOCs 줄이는 게 앞으로 먼지 문제 핵심

대기 과학자들 사이에선 앞으로는 미세먼지가 문제가 아니라 오존이 진짜 문제가 될 거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합니다. 중국의 미세먼지 문제가 이제까지의 저감 경로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말이죠. 여전히 변수도 남아 있습니다. 우선 중국 경기 반등이 주요 변수로 지적됩니다. 산업 활동이 크게 늘 경우 덩달아 먼지도 치솟을 수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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