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특전사 방첩부대장은 중요한 물증까지 남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부대장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김용현 전 장관과 통화할 때도 현장에 있었는데요. 당시, 선관위에 군을 재투입하는 것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고, 그 내용이 너무 어이없어서 통화가 이뤄진 정확한 시간을 욕설과 함께 메모를 해놓았다는 것입니다.
임찬종 기자가 단독보도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이뤄진 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 1분 이후,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국회 등에 투입된 병력에 대해 부대로 귀환하지 말고, 투입 장소 인근에 재집결해 있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전투통제실에서 곽종근 전 사령관 옆에 있던 특전사 방첩부대장 김 모 대령은 이 조치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지난해 12월에 수사기관에서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김 대령은 이후 김용현 전 장관이 곽종근 전 사령관에게 선관위에 특전사 병력을 재투입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는 취지로 수사기관에 진술했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이 전화로 이야기하자 곽 전 사령관이 힘없는 목소리로 "이미 국회에서 병력이 빠져나왔는데 선관위에 다시 들어가는 것은 안 될 것 같다. 죄송하다."라고 답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입니다.
김 대령은 "사태 수습에 집중"해야 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이 선관위 관련 지시를 하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것을 꼭 기록해 놓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면서 메모지에 김용현 전 장관이 전화한 시간인 새벽 2시 13분을 적어뒀고, 그 옆에 욕설과 함께 "나중에 다 수사받을 텐데…"라고 써놓았다고 수사기관에 밝혔습니다.
김 대령은 이 메모지를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은 군의 선관위 재투입 가능성을 문의한 적이 없다고 지난달 23일 헌재에서 말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재차 투입할 수 있느냐 이렇게 문의했다고 기재돼 있는 것 사실 아니죠?]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지난달 23일, 4차 변론기일) : 사실이 아닙니다.]
그러나 곽종근 전 사령관이 관련 문의를 받았다고 증언했을 뿐 아니라, 김 대령이 물증까지 남긴 사실이 확인된 만큼 비상계엄의 위헌성과 직결된 선관위 재투입 검토가 사실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