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암울한 방산 업계에 낭보 한 자락이 날아들었습니다. 한화 테크윈의 자주포 K-9이 인도에서 러시아 자주포와 겨뤄 이겼다는 소식입니다. 국산 명품 자주포 K-9 100대의 인도 수출 길이 열렸습니다. 거대 무기 시장 인도에 무기 수출 발판을 마련했고 러시아와 가까운 인도에서 러시아 무기를 이겼다는 두가지 의미가 있는 쾌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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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오늘 “인도에서 K-9 자주포 ‘합격 통지서’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K-9은 지난 해 10월까지 17개월 동안 러시아의 자주포 MSTA-SP(2S19)와 함께 인도 정부로부터 성능 시험평가를 받았습니다. 작전 기동, 속도, 사격 정확도, 발사율 등의 성능 평가를 가혹한 인도 현지 기상 조건에서 치렀습니다.
인도 정부는 최근까지 시험평가 보고서를 검토한 끝에 K-9의 보고서를 승인했습니다. 러시아 MSTA-SP에는 불합격 통보를 했습니다. 세계적인 군사 전문지 IHS 제인스는 지난 8일 인도 고위 관료를 인용해 “K-9이 모든 부문에서 러시아 자주포를 압도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화 테크윈은 올 연말쯤 인도 정부와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를 체결할 전망입니다. 인도가 중국을 능가하는 '만만디'여서 절차가 좀 지연될 수는 있지만 인도에 진입할 해외 자주포는 K-9으로 정해졌습니다. K-9 100대를 인도 현지에서 합작 생산하는 방식으로 수출은 진행될 전망입니다. 사업 규모는 8억 달러, 우리 돈 8,500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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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테크윈은 지난 해 11월까지만 해도 삼성 테크윈이었습니다. 삼성은 선대 회장이 “나라 덕에 번 돈으로 나라에 보답하자”는 ‘사업보국(事業報國)’ 유훈을 폐기하고 방산 분야를 모두 정리하면서 테크윈을 한화로 넘겨버렸습니다. IT에 집중하겠다는 명분을 걸고 전자와 기계에 특화된 테크윈과 탈레스는 팔아넘기고 IT와는 전혀 관계없는 놀이공원, 호텔, 생명보험사는 꼭 품었습니다.
돈이 좋다는 삼성을 돌팔매질 할 수는 없지만 삼성은 의(義)를 버리고 이(利)를 취한 것입니다. 모기업으로부터 버림받은 한화 테크윈이 보란듯이 국산 자주포 K-9 100대를 인도 땅에 심고 건재를 과시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