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는 뭘까요? 팩트는 북한이 SLBM을 시험 발사했다는 것뿐입니다. "잠수함에서 쏘았다", "바지선에서 쏘았다"는 말은 분석, 즉 정밀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판단입니다. 우리 군의 입장인 "잠수함에서 쏘았다"는 사실 "잠수함에서 쏜 것으로 결론 내렸다"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미국 전문가들의 주장 역시 바지선에서 시험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입니다.
● 軍, 고심 끝에 "잠수함 발사"로 결론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여러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 군 정보본부 안에서도 북한의 이번 SLBM 시험 발사를 놓고 이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미 정보자산을 통해 북한의 SLBM 발사를 관찰했지만 육안으로 본 것도 아니고 실시간으로 촬영된 동영상을 본 것도 아닙니다. 군은 제법 정밀하지만 그럼에도 판독에는 한계가 있는 여러 기밀을 통해 SLBM 시험 발사의 플랫폼의 종류를 '판단'한 것입니다.
미군 측에서도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으로 너무 단정하지는 말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하는데, 결국 "북한 SLBM 시험 발사의 플랫폼은 신포급"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실제로는 바지선에서 시험 발사했을 수도 있지만 군은 잠수함으로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군은 이럴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잠수함에서 발사했을 것이라는 정보의 신뢰성, 바지선에서 발사했을 것이라는 정보의 신뢰성을 각각 따지고 두 정보의 위협의 수준도 평가합니다. 위협의 수준은 역시 잠수함에서 발사했을 때가 높아집니다.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이 훨씬 기술적으로 완성된 것이고 우리 군에 위협적이라는 뜻입니다. 군은 대비 태세를 조금이라도 공고히 하기 위해 위협 수준이 높은 정보를 가중 평가하기 마련입니다.
![북한 SLBM 잠수](http://img.sbs.co.kr/newimg/news/20150512/200836258_1280.jpg)
● "플로팅 도크에서 시험 발사" 美 전문가들의 근거는
미국 군사안보 연구그룹 '올소스 애널리시스'의 조지프 버뮤데스 선임분석관은 지난 12일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 10일 촬영한 위성사진 판독 결과를 근거로 바지선 시험 발사설을 제기했습니다. 잠수함 바로 옆에 가로 10m, 세로 22m 크기의 바지선이 계류돼 있었는데 바로 이 바지선에서 SLBM 연습탄이 날아갔다는 추정입니다.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한 사진에도 수면을 박차 오르는 SLBM 연습탄 옆으로 바지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입니다. 그래서 바지선 발사설은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우리 군도 시험 발사 당시 신포급 잠수함과 함께 바지선이 현장에 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심 끝에 "잠수함 발사"로 결론 내렸습니다.
더 정확한 분석 결과를 얻으려면 한 달 정도 기다려봐야 합니다. 관행대로라면 그때쯤 북한은 SLBM 발사 동영상을 조선중앙TV를 통해 내보냅니다. 동영상을 보면 좀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어쨌든 북한이 SLBM을 부단히 개발하고 있고 우리 군이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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