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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어깨 속 석회덩어리…방치하다간 응급실행

[취재파일] 어깨 속 석회덩어리…방치하다간 응급실행
  ‘석회성 건염’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지난해(2014년) 기준으로, 9만3천여 명이 석회성 건염 때문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을 만큼 대표적인 어깨 질환이지만, 처음 들으면 이름이 참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건이 힘줄이니까, 어깨근육의 힘줄에 염증이 생겨서 석회가루가 쌓이는 증상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우리 어깨는 다른 관절에 비해 운동범위가 굉장히 넓고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탈이 나기 쉽습니다. 다리와 다르게 팔로는 물건을 옮기거나 무거운 것을 들기 때문에, 어깨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습니다. 석회성 건염도 무리하게 어깨를 사용할 때 생깁니다. 팔을 움직일 때 견봉이라고 하는 어깨의 위쪽 뼈와 팔 위쪽 뼈가 서로 닿게 되는데, 이때 무리하게 움직이면 두 뼈 사이에서 어깨 회전을 담당하는 근육에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이런 상처가 반복되면 근육의 힘줄 안쪽에 딱딱한 석회가 생겨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겁니다.

  석회성 건염 환자 가운데 60%가 4,50대다 보니,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 때문에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습니다.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에 염증이 생겨 어깨 관절이 굳어지는 오십견은 서서히 통증이 심해지는 반면, 석회성 건염은 심한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 가운데 하나가 야간통인데, 어깨가 찌릿찌릿하고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계속 잠을 깨는 것은 물론이고 응급실에 가려다가 꾹 참았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취재파일] 어깨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낮에는 서서 팔을 밑으로 내리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어깨 힘줄의 충돌이 적은데, 밤에는 아픈 어깨 쪽으로 누워서 자기도 하고, 뒤척이는 과정에서 통증부위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밤에 아픈 경우가 훨씬 많은 겁니다.

  어떤 사람에게서 석회성 건염이 생기는지, 그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어깨 쓰는 일을 많이 하고 어깨 스트레칭이나 어깨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은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특히 주부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청소나 설거지처럼 주부들이 하는 일 가운데 팔을 이용하는 것이 많은 것이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어서 더 쉽게 다치는 면도 있을 겁니다. 실제로 석회성 건염 환자 가운데 68%가 여성 환자로 나타났습니다. 열 명 중 일곱 명이 여성이라는 거죠.
[취재파일] 어깨
  워낙 통증이 심하다 보니,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노규철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어깨관절센터장은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이라고 설명합니다. (스테로이드 같은) 염증을 없애는 주사와 힘줄을 재생시키는 주사 같은 약물 치료를 하면서 통증을 조절하고 체외충격파를 이용해 석회를 없애고, 그래도 안 되는 경우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재활치료나 약물치료로 좋아지기 때문에 수술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대한 견-주관절학회가 국내 11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석회성 건염 환자 506명을 관찰해봤더니,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6%뿐이었다는 통계도 나와있습니다.

  일단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로 통증을 줄인 뒤에,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통해서 어깨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0대 환자가 전체 석회성 건염의 5% 가량 되고 4, 50대 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석회성 건염은 퇴행성 질환이 아닙니다. 따라서 일찍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야 어깨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어깨 쌓이는 석회…수술보다 '물리·약물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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