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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연계에서는 창작 뮤지컬을 향한 또 다른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바로 서양 고전을 우리식으로 각색하는 작업입니다. 괴테의 ‘파우스트’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이 바로 그런 작업의 대상입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던 지난 일요일 저는 서울예술단이 제작한 뮤지컬 ‘한 여름 밤의 꿈’을 보러 갔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극으로 꼽히는 ‘한 여름 밤의 꿈’을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2시간 반가량 공연을 보고 난 뒤 감상을 먼저 말씀 드리자면 뭔가 빠진듯한 허전함과 그리고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먼저 아테네를 배경으로 하는 원작 ‘한 여름 밤의 꿈’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먼저 가장 큰 얘기의 기둥은 라이샌더와 허미어, 그리고 드미트리어스와 헬리너 커플의 사랑 얘깁니다. 원래 허미어의 정혼자는 드미트리어스이지만 허미어는 라이샌더를 사랑합니다. 허미어에게 버림받은 드미트리어스를 헬리너가 사랑하지만 드미트리어스는 허미어의 사랑을 갈구하죠. 벌써 좀 복잡하죠. 간단하게 이들의 사랑을 도식으로 표시하면 이렇습니다. 헬리너 -> 드미트리어스 -> 허미어 -> 라이샌더, 아, 라이샌더는 허미어를 사랑합니다. 정혼자를 버린 허미어는 사랑을 찾아 라이샌더와 이른바 야반도주 행각을 펼칩니다. 드미트리어스는 그런 허미어를 쫓아가고 다시 그 드미트리어스를 헬리너가 쫓아갑니다. 그들이 간 곳은 바로 요정들이 사는 숲속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인해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은 갈등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찾아 떠나는 야반도주는 갈등의 증폭이지만 이것으로는 약하죠. 그렇다면 어떻게 얘기를 끌고 갈까요. 또 다른 외부 요인이 있어야죠. 갈등을 더욱 심화 시키는 요소 말입니다. 그게 뭐냐구요, 바로 요정입니다. 숲속에는 요정 왕과 요정 여왕이 있는데 사이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요정 왕이 숲으로 도망 온 젊은이들을 보고 자신아 가지고 있는 마법의 꽃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원만하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간단하죠. 드미트리어스가 헬리너를 사랑하게 되면 만사 OK 아니겠어요. 그 일을 퍽이라는 요정에게 시키는 데 그만 실수로 라이샌더가 헬리너를 사랑하게 만들고 나중에 그 실수를 다시 고치기 위해 드미트리어스 마법을 걸어 헬리너를 사랑하게 만듭니다. 갈수록 복잡해지죠. 자 그럼 이쯤에서 다시 도식화 시켜볼까요. 드리트리어스 & 라이샌더 -> 헬리너, 그리고 애초에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허미어는 버림받은 왕따가 됐습니다. 갑자기 두 남자로부터 사랑을 받게 돼 기뻐할 줄 알았던 헬리너는 그런데 오히려 화를 냅니다. 왜냐구요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림을 당하는 걸로 생각하는 거죠. 엇갈린 네 청춘들의 사랑 관계는 이렇게 희한한 소동을 겪으면서 클라이막스로 치닫게 됩니다. 그러면 이쯤해서 이른바 다른 갈등구조에 의한 전환이 있어야 겠죠. 그것은 숲속 요정에게서 비롯됩니다. 여왕을 미워하던 왕은 여왕에게 마법을 걸어 당나귀로 변한 광대를 사랑하게 만들어 버린답니다.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코미디이니까 이해해 주세요. 이 모든 소동의 발단은 사랑과 미움이었고 그것을 심화시킨 것은 요정의 장난이었습니다. 온통 뒤죽 박죽되고 난리가 아니죠. 그러나 결자해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요정 왕이 다시 모든 것을 정상적으로 되돌리자 네 청춘들은 화해하고 라이샌더와 허미어, 드미트리어스와 헬리너 이렇게 사랑의 짝을 이룹니다. 요정 왕 자신도 여왕과 화해하고 그리고 당나귀로 변했던 광대로 제자리로 돌아가 결국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죠. 줄거리만 소개하는데 너무 시간을 많이 들였죠. 그런데 장황하게 이렇게 말씀 드린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셰익스피어 희극의 이렇게 서로 얽히고 ?鰕? 짜임새 있는 구조가 있다는 얘깁니다. 단순한 선형적이 이야기 구조가 아니라 큰 갈등 하나와 그것을 뒷받침하고 키우고 하는 다른 갈등들과 연계돼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겁니다. 자 그럼 각색된 ‘한 여름 밤의 꿈’ 얘기를 해 볼까요. 시대는 상고시대,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우리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나이찬과 허미아 그리고 드미루와 해나리 등등등. 셰익스 피어의 원작 플롯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에 줄거리상으로는 똑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 아쉼다는 느낌이 들었던 건 이를 테면 이런 부분이었습니다. 캡짱 요정(원작에서는 퍽)이 마법의 꽃을 실수하게 되는 장면이 어설프게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원래 요정 왕이 네 젊은이들을 보고 난 뒤 나중에 퍽 요정에게 마법을 걸라고 시키는데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퍽이 처음 만난 청년에게 마법을 걸어버리는 실수를 하고 맙니다. 아마 ‘모던 타임즈’의 어리버리한 찰리 채플린이 작업 반장의 명령대로 하는데 엉뚱한 실수를 하고 마는 그런 코미디를 같은 분위기 일겁니다. 그런데 각색된 작품에서는 바로 그런 희극적 요소가 약했고 사실 요정왕과 빤히 보고 있다가 일부러 나이찬에게 마법을 걸어버리는식이었습니다. 이야기 전개에서 있어서 기승전결의 연결고리에 개연성이 뭔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느낌은 어쩌면 세트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셰익스피어 희극의 여러 편에 공통되는 것은 두 세계가 존재한다는점이다.사람들이 살고 있는 고장과 이곳과 떨어져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 등으로 나누어진다. 전자를 속세, 도시, 악의 소굴로 볼 수 있다면 후자는 선경, 전원, 패러다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두 개의 세계는 《베로나의 두 신사》에 처음으로 나온다. 이 작품의 제2의 세계는 숲이다. 《한여름 밤의 꿈》의 제2의 세계는 요정의 숲이다. <좋을 대로》는 아든의 숲을, 《태풍》은 프로스페로의 섬을 또 하나의 세계로 하고 있으며, 분명하지는 않지만 《베니스의 상인》도 이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원한과 종교의 갈등이 있는 베니스는 포샤가 살고 있는 세 쌍의 부부와 친구들이 다 집결하게 되는 조화와 행복의 벨몬트와 확실히 구별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속세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제2의 세계에 와서 해결하여 다시 속세로 돌아가는 것이 두 세계를 가진 셰익스피어 희극들이 지닌 공통점이다” <출처: 문학평론가 이경식 ‘셰익스피어의 희극 세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인간계와 요정계 즉 숲에 대한 세트는 원작의 의도를 충실히 지킨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각색된 작품은 무대의 전환 없이 이야기가 이어짐으로써 관객에게 이야기 전달력을 높이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높이 평가할 새로운 시도도 있었습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온 깹짱 요정, 그리고 고전적인 듯 하면서도 현대적인 아니 오히려 미래적이라고 할만한 의상입니다. 예전에 ‘허준’ 그리고 ‘다모’라는 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그 인기 요인으로 새로운 트렌드의 시도 즉 고전과 현대의 만남을 시도한 퓨전 스타일이라는 점이 꼽혔습니다. 사극을 현대극 속으로 끌고 나왔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현대적인 색감의 의상과 대사로 표현됐습니다. 아마 이번에 각색을 하면서 연출가가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우리의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한 우리식으로 바꿨지만 그 내용은 현대적인 것으로 채우리라 이런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요정이 등장하고 대사도-주로 속어였지만-현대적인 대사가 많았습니다. 특히 의상은 그래서 아주 현대적인 느낌의 것으로 채택했고 그 가운데 완전한 커플인 나이찬과 허미아는 분홍색으로 통일 시키고, 불완전한 드미루와 해나리는 부분적인 회색으로의 통일은 복잡한 사랑 이야기를 의상으로 쉽게 짝 지우려 했다는 점에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악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있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국악을 사용한 흔적이 뚜렸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관객들에게 얼마만큼 좋은 느낌을 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실험 정신은 향후 우리 창작 뮤지컬의 발전에 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부족한 점이 적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시도와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이쿠 글이 마냥 길어져서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꾸뻑^^ |
"한 여름밤의 꿈"-"꿈은 이루어진다"
요즘 공연계에서는 창작 뮤지컬을 향한 또 다른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바로 서양 고전을 우리식으로 각색하는 작업입니다. 괴테의 ‘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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