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7억t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철강업과 정유업 등 온실가스 다(多)배출 업종에서 제품 1개를 생산할 때 배출한 온실가스양은 늘었습니다.
산업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9천158만t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확정하는 데까지 2년 정도 걸려 잠정치부터 발표합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7억t을 밑돌기는 2010년(6억8천980만t) 이래 처음으로 2011년(7억2천160만t) 이후 최저치입니다.
2023년(잠정 7억500만t)과 비교하면 2%(1천419만t) 감소했습니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0 NDC·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를 달성하고자 2023년 수립된 '제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상 2024년 배출량 목표치도 달성한 셈이 됐습니다.
작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이유는 전기를 생산할 때 석탄을 덜 쓰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더 썼기 때문입니다.
작년 전기 사용량은 595.6TWh(테라와트시)로 전년(588.0TWh)보다 1.3% 늘었습니다.
그러나 전기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전환 부문)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1천830만t으로 전년(2억3천90만t)보다 5.4%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전환 외 다른 부문은 온실가스 감축 성과가 사실상 없었습니다.
지난해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8천590만t으로 전년(2억8천460만t)보다 0.4% 증가했습니다.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경기침체에 전년 대비 감소했다가 작년 일부 업종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반등했습니다.
정유업과 철강업, 시멘트업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의 '제품 1단위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이 증가했습니다.
작년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9천750만t으로 전년(9천780만t)과 비슷했습니다.
전기차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전기차 등 무공해차 확산세는 둔화하고 휘발유차와 휘발유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가 늘면서 수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지됐습니다.
건물 부문 배출량은 4천360만t으로 전년(4천480만t)보다 2.8% 감소했으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의미를 두기 어려웠습니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난방을 덜 하면서 건물 부문 배출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에어컨 등에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s)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작년 3천500만t으로 전년(3천340만t)보다 4.8% 증가했습니다.
수소불화탄소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100∼1만배에 달합니다.
에어컨 등에 주입된 냉매는 2∼20년에 걸쳐 서서히 대기 중으로 누출되기에 최소 2034년까지는 수소불화탄소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NDC상 2030년 배출량 목표치는 4억3천660만t(1996년 지침 적용 순배출량)으로 작년 배출량을 고려하면 앞으로 1억6천350만t을 더 줄여야 합니다.
총배출량(1996년 지침 적용)으로 따지면 2억200만t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이를 고려하면 연평균 전년 대비 3.6%씩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데 주요 온실가스 배출 부문 가운데 전환 부문을 제외한 산업, 수송, 건물 부문은 배출량이 등락을 반복하는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최민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세이기는 하나, 경기 둔화와 평균기온 상승 등 외부요인 영향이 반영됐다"면서 "2030 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와 같은 강도 높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