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이화여대 지하캠퍼스(ECC), 여수 예울 마루, 용산 블레이드 타워 등을 설계하며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축 거장은 패션부터 남달랐습니다. 53년생으로 올해 64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자형 연한 진바지에 검은 캐주얼 구두, 짙은 회색 남방과 자켓을 멋지게 소화했습니다.
그러나 페로 건축의 첫 번째 원칙은 주변과의 조화. 그는 ‘한국 주변 환경과 조화되는 한국식 정원’을 시도했습니다. 주차장 때문에 없어진 공간을 한국의 시골 공원과 같은 풍경으로 만드는 대신 부족한 공간 확보를 위해 건물은 지하 6층까지 만들어야 했습니다. 건물 대부분이 지하에 자리 잡고 있지만 양쪽 유리벽을 통해 채광 문제까지 멋지게 해결하면서 기능적인 면과 미적인 면을 모두 살릴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화여대를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거듭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도서관을 가득 채운 책들을 다 읽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하나? 나무를 감상하면 된다. 나무를 다 감상한 뒤에 다시 새 책을 써서 도서관을 채우면 된다”고 말입니다. 이 설명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비로소 인문학 강의에 왜 건축가인 페로를 초대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실제로 그는 대학에서 건축, 토목을 공부한 뒤 역사학 석사를 취득해, 그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를 인문학적 소양 덕분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페로는 특히, 오래된 건축물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주변과 조화롭게 기능적으로 바꾸는 리모델링의 대가로도 유명합니다. 현재는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 입구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17세기에 만들어진 궁의 현관 격인 건물을 수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들기 편하도록 개조하는 작업입니다.
지하에 강당과 카페, 리셉션 홀을 만들어 기능적으로 편리하면서도 과거 모습을 훼손하지 않고 원래 궁과 조화를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합니다. 오는 6월에 개장 예정이라며 “꼭 보러오라”는 말로 강의를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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