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퇴임식…김용덕, 상고심 심리절차 개선 제안

다음 달 1일 퇴임하는 김용덕 대법관이 대법원 상고심 사건 적체를 해결하기 위해 2심 재판부가 상고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는 상고심 심리절차 개선을 제안했습니다.

김 대법관은 오늘(29일)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대법원에서의 경험을 통해 상고사건의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소송절차 개선 방안을 한 가지 제안하겠다"며 이 같은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김 대법관은 "상고이유서를 상고장 제출 후 상당한 기간 내에 원심법원에 제출하도록 하고 위와 같은 본안 전의 심사 절차를 원심법원에서 처리하도록 한 후 본안 심리에 적합한 상고사건만 기록을 대법원에 송부하도록 한다면 대법원은 사건을 송부받는 즉시 바로 본안 심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이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사실관계 및 쟁점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항소심 재판부에 맡겨 상고 여부 결정 시간을 단축하자는 복안입니다.

김 대법관은 "본안 전의 심사 절차와 기간이 단축되고 또 그 심사에 들던 대법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당면한 문제점을 상당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며 "상고심 담당 법원을 구조적으로 개편하는 방안 못지않게, 선택과 집중에 의한 재판절차의 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법관은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한 뒤 법원행정처 심의관, 서울지법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등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대법원 재판을 보좌하고 연구하는 수석재판연구관을 5년간 지내는 등 법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김 대법관과 함께 대법관에 임명된 박보영 대법관도 오늘 퇴임식을 가졌습니다.

여성·소수자를 위해 노력해온 이력으로 주목받았던 박 대법관도 다음 달 1일 퇴임합니다.

박 대법관은 "법원과 국민간의 끊임없는 소통 노력을 통해서 법원의 임무와 법원 구성원의 헌신적 노력, 재판과정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얻어야 비로소 법원이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안철상 전 대전지방법원장과 민유숙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제청됐습니다.

다만,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지체되면서 당분간 대법관 두 자리의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