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합병 찬성 압력' 문형표, 특검 1호 영장…"지시 인정"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특검팀이 21일 공식 수사에 착수한 뒤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처음입니다.

문 전 장관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중 어제 새벽 긴급체포됐습니다.

특검팀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문 전 장관의 구속영장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추가됐습니다.

특검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숙원 사업이던 두 회사의 합병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국민연금이 손해를 무릅쓰고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찬성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수사해 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를 통해 삼성의 '합병 민원'을 전달받고, 청와대 인사를 통해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지시하는 대가로 최씨 측을 지원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 등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관리·감독하는 복지부 국장급 간부들과 찬성 결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문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고, 문 전 장관도 체포 후 특검 조사에서 "찬성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전 장관은 합병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원회에 삼성 합병 안건을 올리지 말고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독자 결정하라는 취지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을 추가로 조사해 합병에 찬성하도록 최초로 지시한 게 누구인지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혀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