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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산사태 공사, 수의계약 해놓고 '지지부진'

<앵커>

재작년 우면산 산사태 이후 서울 곳곳에서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공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서초구가 벌이고 있는 공사는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윤나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우면산 자락, 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내 곳곳에 쌓아놨습니다.

산기슭 여기저기가 파헤쳐져 있고 돌을 쌓아 철사로 묶어놨습니다.

서초구가 벌이고 있는 산사태 예방공사 현장입니다.

[나위진/서울 서초구 : 나무를 자르고 파내고… 지난해에 공사가 끝나기로 한 것 같은데 계속 지금 이런 상태로 방치하고 있어요.]

서울시가 지난해 6월까지 끝내라고 한 공사가 왜 여태껏 이 상태일까?

공사를 맡은 시공업체는 엉뚱하게도 경북 안동에 있는 산림조합.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업체의 사방공사 담당직원은 12명, 중장비라고는 굴착기 한 대가 전부입니다.

[안동산림조합 관계자 : 장비 확보하는 게 굉장히 힘이 많이 듭니다. 장비가 굉장히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이 업체는 서초구에서만 4곳, 20억 원어치의 공사를 따냈습니다.

모두 수의계약이었습니다.

[지방에서 사업이 조금 부족해서 제가 일을 좀 달라 그랬습니다. 좀 조르고 달라고 찾아다니고…]

수의계약을 해 준 서초구청은 서울시 지침대로 계약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문경재/서초구 녹지과 과장 : 서울시 지침에 의해서 다 일을 한 거예요. (서울시장이 수의계약 하라고 한 건가요?) 네.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공문에는 수의계약을 지양하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대부분 공개입찰로 공사를 진행한 다른 구와는 달리, 서초구만 유독 15개 사업 전부를 수의계약으로 맺었습니다.

서초구는 공사를 빨리 진행하려고 수의계약을 맺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겨울철이라 부실시공이 우려됐고 주민 민원을 반영하느라 공사가 늦어졌다며 3월까지는 공사를 끝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초구 의회는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해 수의계약 체결과 공사과정 전반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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