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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오바마 "한국 교육 배워라"…글쎄요?

[취재파일] 오바마 "한국 교육 배워라"…글쎄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극찬했습니다. 한국 교육을 언급하면서 칭찬하는 것이 벌써 여러 번 째 입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뉴욕에서 가진 한 행사에서였는데요, 일자리 창출 법안의 통과 필요성을 촉구하면서 한국의 교육열을 언급해 가며 교사들의 증원 필요성을 역설한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 때의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이 그러더라.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해서 다른 나라에서 교사들을 들여와야 했고,
                      부모들의 교육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들에게 돈을 줘야 했다더라. 
                      그런데 이곳(미국)에서는 교사들을 대거 해고하고 있지 않느냐?"

맞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열 참으로 높죠? 반대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교육에 대해서 대단히 불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오바마는 여러 차례 공교육 개혁에 대해서 주장하면서 당시 워싱턴 D.C. 교육감이던 한국계 미셸 리의 교육개혁의 방향이 옳다고 지지한 바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셸 리는 당시 공교육 개혁을 위해 학교간, 교사간 경쟁체제를 강화하고, 동시에 이른바 '퇴출제'를 도입해 교육계의 엄청난 반발을 샀던 인물입니다. (타임지 표지에도 여러 번 그녀가 등장하죠)

여하튼 그의 교육 개혁에 대해 백인들은 반겼지만 유색 미국인들은 반대했고 연일 그녀의 교육개혁과 관련된 기사들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결국 지난해 시장 선거에서 Fenty 시장이 Grey 후보(현 시장이죠)에게 패배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도 미셸 교육감의 교육개혁에 반대한 유색 유권자들과 교사들이 반대 표를 찍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해 Washington Examiner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머리기사의 제목은 'Obama disdains D.C.’s School' 부제는 'Obama: DCPS not good enough for his daughter' 입니다. 직역하자면 "오바마 대통령 워싱턴 공립학교 경멸-딸들에게는 충분치 않다" 이렇게 될 겁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한 방송에 출연해 워싱턴 D.C.의 공교육이 많이 개선됐다면서 학부모들은 염려 말고 공교육에 자녀들을 맡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두 딸 Malia(당시 12살)와 Sasha(당시 9살)는 1년 학비가 3만 천 달러, 그러니까 4천만 원 가까이 하는 D.C.의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방송 진행자가 "대통령은 두 딸들을 워싱턴 D.C.의 공교육 학교에 보낼 의향이 없습니까?"라고 묻자 잠깐 머뭇거리다 "No"라고 답한 것을 비꼰 기사입니다.

                  



당시 두 딸이 다니던 'Sidwell Friends' 초등학교는 학급당 학생수가 10명 정도밖에 안 되는 명문 사립학교로 클린턴, 닉슨, 그리고 테오도로 루즈벨트의 자녀들이 다녔던 곳입니다.

여하튼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한국을 배워야 할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듯 합니다. 물론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공화당이 제동을 걸고 있는 '일자리 창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한 발언이기도 하겠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닌 벌써 여러 번 한국의 교육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봐서는 한국의 사례를 거울 삼아 미국의 교육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듯 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오바마가 극찬하는 한국의 교육은 왜 한국 사람들로부터는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 받기까지 하는 걸까요? 한 달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는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어려운 걸까요?

그리고 오바마가 교육열과 교육제도를 극찬하는 한국에서는 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걸까요? 노벨 평화상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왜 한국의 부모들이 1년에 몇 만 달러씩 써가며 애들을 미국에 유학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어려서부터 조기유학에 기러기 부부도 마다 않는 걸까요?

제가 연수시절, 개인 블로그에 미국의 교육과 한국의 교육제도의 차이점에 대해서 정리하면서 창의력 교육과 자기주도 학습을 강화하는 미국 교육에서 배워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전인교육과 교육평등에 대해서도 부러워해야 할 만한 장점을 지니고 있음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제가 한국의 교육제도를 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 공교육이 오바마가 생각하는 모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회의적입니다. 아이의 장래를 사전에 재단하는 부모들의 과열된 교육열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할아버지의 재력과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이 자녀 교육의 3요소라는 농담은 이제 농담이 아닌 현실입니다. 입시 문제로 고민하다가 자살하는 수험생들, 대학 등록금을 내지 못해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는 우리 대학생들을 보면서 오바마가 이런 한국의 교육 이면도 알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늘 교육문제가 제기되면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은 저도 학부모의 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고, 여러분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훌륭한 인재를 만들어내고 학교에 모든 것을 맡기고 학부모들 다리 뻗고 살 수 있는 진짜 공교육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요? 그런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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