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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잊은 열정…남경주 ·최정원 인터뷰 ①

남경주, 최정원 씨는 '한국 뮤지컬의 산 증인이다'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20여 년 뮤지컬 배우로서 활약하며 '한국 뮤지컬 부흥의 현장을 지켜봤다'라고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화제의 뮤지컬 <시카고>에서 녹슬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뮤지컬 배우를 공연 직전 국립극장에서 만났습니다.

▲ 최정원 씨 정도의 열정을 가진 사람이면 공부도 잘 했을 것 같은데 고등학교 마친 뒤 바로 현장에 뛰어들었죠?

= 우선은 제가 뭘해야 될 지 빨리 결정을 한 것 같구요. 항상 자율학습을 하면서 그때 제가 느꼈을 때는 아, 내가 뭘 하기 위해서 이 공부를 할까, 그리고 친구들한테 항상 제가 물어봐요, 너는 어느 대학 갈 거야? 뭐 전공할 거야?

그러면 점수 나오는 거 봐서 결정할 거라고... 근데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내가 정말 뭘 좋아할까? 그때는 제가 트럼펫을 불고 있었는데 재즈 싱어가 될까, 쳇 베이커처럼 트럼펫도 불고 노래도 하고 미국으로 가볼까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때마침 그런 단원을 뽑는 광고가 있었고 그러니까 운이 좀 잘 맞았던 거 같구요. 그리고 그걸 계속 꿈꿔왔었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생각을 해요.

▲ 데뷔 당시만 해도 뮤지컬에 대한 대중의 인식, 또 업계의 인식은 어땠었나요?

= (남경주) 그러니까 샌드위치처럼 가운데 끼어서... 뭐 클래식 하시는 분들은 조금 저급하게 그렇게 생각을 했었던 분야였었던 거 같고 대중가요쪽이나 대중 팝하시는 그런 분들은 이게 클래식도 아니고 이것도 아닌 어쩡쩡한... 그리고 특히 연극하시는 분들은 3가지(노래, 춤, 연기)를 다 해야 되는 그런 일이기 때문에 뭐가 다 하나씩 부족하다라고. 그리고 특히 연기 같은 경우는 깊이가 없고 굉장히 가볍다 그렇게 치부해서 굉장히 좀 이렇게 양 옆에서 꽉 눌린 그런 상태였어요.

저는 그때 생각을 하면 항상, 그래 좀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그래서 내가 몸소 "이런 일이 할만한 일이구나. 괜찮을 거다." 나중에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이를 좀 더 꽉 깨물고 그렇게 해왔던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대중화가 돼서 어떻게 보면 공연쪽에서는 제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런 분야가 된거지요.

= (최정원) 글쎄요, 저는 좀 느낌이 다른데요. 제가 2년 동안 레슨만 받고 90년도에 처음으로 공연을 할 때 항상 만원이었어요. 대중들은 좀 몰랐을 수가 있지만 매니아들이 있었어요. 공연장을 찾는 매니아들 지금보다도 더 열정적이고, 뭐라고 그럴까 정말 좋아서 오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래서 극장 안에만 있다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거는 없어요. 늘 관객들이 열광하고 좋아해주고 항상 우렁찬 박수가 나왔고 그건 똑같은데 이제는 제가 어딜 지나가도 다 "어, 뮤지컬 배우다"라고... 그때는 제가 무대에서 아무리 뛰고 날아고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지나갈 때는 보는데 지금은 그게 많이 달라진것 같구요.

저 역시도 개인적으로 이제 많은 육교들이 있고 많은 게시판 같은 게 있고 그런 거에 거의 대부분이 뮤지컬 홍보 포스터가 걸려있을 때 뮤지컬 배우로서 굉장히 자부심이 생기고 기분이 되게 좋지요.

▲ 뮤지컬이 각광받고 있는데 이럴 때 시작하게 된 후배들을 보시면 부럽기도 하시죠?

= (남경주) 글쎄요, 뭐 부러운 거는 별로 없는데요. 부럽다고 생각을 한 적은 없구요. 많이 성장했구나. 그리고 뭐 우리가 척박한 환경에서 이렇게 일궜다, 이게 아니고 우리는 할 일을 한 것 같고 했는데 이렇게 좋은 세상이 왔고 그거를  보고 좇아온 후배들한테 그걸 취할 수있는게 선배로서 기분이 좋구요.

다만 간혹 안타까운 건 정말로 지금 유명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후배 배우들이 정말 다 모두 다 제대로 된 실력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정을 받는 건가. 그런 거를 생각해볼 때는 조금 안타까운 점도 있지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는데 더 부풀려서 뭐 그렇게 알려지는 경우도 있고 또 그렇지 않고 정말 실력은 있는데 알려지지 않아서 아직도 조금 힘들어하는 그런 후배들 볼때는 가끔 화가 나요. 저 친구들이 정말 잘 돼야 하는데 왜 다른 친구들이 그렇게 더 혜택을 누리고 있나 그런 생각들 있잖아요.

▲ 두 분 다 40이 넘었는데(최정원 40세, 남경주 45세), 세월을 느끼실 때가 있으시죠?

=(최정원) 저 이번 공연하면서요, 십여 년 전에 제 팬이었던 친구가 함께 공연을 해요. 그때 저한테 받은 싸인도 가지고 와서... 정말 꿈을 이루기 위해서 달려온 친구들인데 제가 가지지 못한 몸매, 느낌이라든가를 가지고 있을 때, '아 그래도 내가 이 친구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구나'...그리고 지금은 그 친구한테 도움을 받는 또 그런 입장이 되었다는데 그새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그런 거를 많이 느끼구요.

▲ 전성기라는 게 있다면, 지났다고 생각을 하세요?

=(남경주) 저는 전성기가 있었다고 생각을 해보지도 못했구요. 인터뷰도 그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전성기가 왔으면 좋겠다" 그런 욕심도 아직 있고. 그리고 그 세월에 관한 거는 참 상대적으로 느껴져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아마 그게 병이 아닌가 싶은데 제가 스스로가 '나이가 많이 들었구나' 그런 생각을 잘안하거든요.

그런데 결혼도 했고 또 얼마 전에 아이도 태어났고 그런 어떤 생활의 변화 때문에 아, 나도 나이가 먹어가는구나, 그런 생각도 하고.  제가 처음에 정원 씨 옛날에 봤을때 완전히 20대 초반이었는데 나이가 이렇게 들었단 말이죠. 그렇게 보면 '아, 나도 나이가 들은 거구나' 그렇게 느끼는 거지 스스로 그렇게 느껴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전보다도 더 조금 체계적으로 예를 들어서 몸 관리하고 그러다보니까 점점 체력은 좋아지는 것 같구요.

▲ 최정원 씨는 19년, 남경주 씨는 24년 배우를 하셨잖아요? 어떻게 열정을 유지하세요?

= (남경주)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중 줄리어스 시저의 '승리의 길'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승리라는 것은 신념에서 비롯되고, 신념은 지식에서 비롯되고, 지식은 운동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결국은 운동을 열심히 함으로서 지식을 쌓게 되고 그 다음에 지식을 쌓으면서 신념이 생기게 되고 신념이 생기다 보면 그 다음에 승리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인데 사실은 저를 많이 항상 이렇게 좀 다그치고 움직이고 땀을 좀 흘리고 그렇게 하구요.

그게 육체적으로 뿐만이 아니고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책을 많이 보지는 못합니다만 좋은 책을 많이 보려고 노력을 하구요. 그러면서 자꾸 저의 어떤 신념이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그게 이제 제가 이렇게 열정을 지켜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특히 전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하는 게 공연을 할 때마다 너무 배우는 게 많거든요.

☞ [취재파일] 남경주 ·최정원 인터뷰 2편 바로보기 : 배우의 길과 개인의 삶

☞ 관련기사 바로보기 : [인터뷰] 뮤지컬 1세대 배우들, 남경주·최정원

 

[편집자주] 날카로운 문화적 감각과 통찰력이 묻어나는 인상깊은 칼럼으로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주형 기자는 1995년 SBS에 공채로 입사해 문화부와 SBS스페셜 등 호흡이 긴 기사와 방송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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