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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개편 '동물농장' 빗댄 비판에…판사들 잇따라 ' 공감 댓글'

사법 개편 '동물농장' 빗댄 비판에…판사들 잇따라 ' 공감 댓글'
▲ 대법원 전경

최근 사법제도 개편 모습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댄 현직 법관 글에 '공감한다'는 동료들 법관들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평소 의견 표명을 자제하는 법관들이 잇달아 공개적으로 나서면서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오늘(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찬용(사법연수원 44기)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가 지난달 30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게시한 '소설 동물농장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는 "공감한다", "동의한다", "지지를 보낸다"는 등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17개가량 달렸습니다.

평판사뿐 아니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지방법원장, 고법 부장판사도 댓글을 남겼습니다.

성 판사는 이 게시글에서 검찰청 폐지와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최근 사법제도 개편 모습을 동물농장에 빗대 "부당한 공격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미연(27기) 청주지법원장은 "조용히 있는 사이 우리도 검찰처럼 공중분해 되지 않는다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이제는 목소리를 낼 때"라고 댓글에 썼습니다.

조 법원장은 "하루가 멀다고 사법부를 비난하며 탄핵 운운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선고되자 국정조사를 추진한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개별 판사가 대법원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 하급자로서 지시에 따라 판단한다는 생각이 깔린 것인가"라며 "그건 저를 비롯한 전체 판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 법원장은 "이미 내란 특검에서 결론이 났음에도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면서 '타진요'가 생각났다"며 "사법부의 수장에 대해서도 그럴진대 이후 자신들이 생각한 결론과 다른 판단을 한 판사를 국정감사장에 부르지 않는다고, 법왜곡죄로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상도(24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 임해지(28기) 대구가정법원장도 공감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국양근(41기)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는 "사법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는 의제들이 언제, 무슨 계기로 갑자기 튀어나왔는지 그리고 '숙의'가 존재했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얼마나 순식간에 입법됐는지만 보더라도 최소한 그것들이 국민 '모두'를 위해 이뤄진 '발전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것만은 명확하다고 생각한다"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국 판사는 전례 없는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언급하며 "헌정사에서 정치권력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사법부 수장을 겁박한 적이 있었느냐"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법원장마저 이렇게 난도질하는데 이 모습을 보는 법관들이 정말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재판을 할 수 있겠느냐"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법부 독립과 대한민국의 법치 시스템이 무너져 내리는 이 현실이 참담하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라며 "성 판사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적었습니다.

한윤옥(35기) 창원지법 밀양지원장도 '삼권분립의 가치와 법관윤리강령 제1조'라는 제목의 답글을 달아 삼권분립과 법관의 사법권 독립 수호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사법권 독립 및 삼권분립이 정치권력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그 독립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정치권력에 잠식되고 위협받는 순간 민주주의라는 개념은 시민의 것이 아닌 국가 사법권까지 손에 쥔 거대 정치권력의 통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그와 같은 역사적 아픔을 이미 경험했고 그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성찰의 흔적은 대한민국 법관윤리강령에도 그대로 남았다"며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나간다'는 법관윤리강령 1조를 인용했습니다.

반면 성 판사의 글에 사실상 반박하는 취지의 게시글도 등장했습니다.

박병곤(41기) 남부지법 판사는 전날 '사법부 독립을 말하기 전에 답해야 할 질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성 판사님의 문제의식과 진정성을 존중하지만, 그 걱정이 충분한 설득력을 얻으려면 사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된 과정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박 판사는 12·3 계엄 이후 법원이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판결 과정은 상당한 논란을 낳았고, 대법관 임명 제청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 역시 대법원장 권한 행사의 적절성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적었습니다.

사법제도 개편 과정과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법관들의 의견 표명이 이어지면서 법원 내부망에서 개별적인 문제 제기를 넘어 내부 공론화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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