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최고인민회의서 시정연설 하는 김정은
북한이 올해 6월 군부 내 부정부패 적발을 계기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이후 후속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핵심 요직의 공백 상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남측의 국회의장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군의 사상·정치사업을 총괄하는 총정치국장 자리가 비어 있는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측근을 중심으로 내부 통제 체계를 재정비하는 가운데 주요 보직의 후속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31일) 북한 매체 보도 등을 종합하면, 북한은 올해 초 노동당 제9차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잇따라 열고 당과 국가기구 인선을 단행했지만, 이후 주요 인사 변동에 따른 후속 조치를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상탭니다.
특히 올가을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지 않으면서 공석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던 조용원을 당 비서로 재기용하고 조직지도부장에 임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공석이 된 상임위원장은 향후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될 예정이라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바 있습니다.
조용원은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당 조직과 간부 인사를 관장하는 조직지도부를 이끌며 내부 통제의 핵심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기구의 서열상 권력 2인자로 꼽히는 상임위원장에 올랐지만, 불과 석 달 만에 당으로 복귀하는 이례적인 인사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군부에서도 핵심 보직 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8월 군 수뇌부 인사를 통해 당시 총정치국장이던 김성기를 국방상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후임 총정치국장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은 상탭니다.
총정치국은 군부 내 사상·정치사업을 관장하는 핵심 기구로 북한이 군 내부 부정부패를 계기로 대대적인 기강 확립 작업을 벌이는 상황에서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앞서 북한은 군 내부 부정부패 혐의로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박희철을 법기관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보위국장을 맡았던 유광우를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옮기는 등 군 내부 통제 기능을 재정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올해 9차 당대회에서 중앙위 정치국 위원, 당 비서직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났던 박정천이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실세'로 꼽히는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등장했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이자 당 비서였던 김재룡은 지난 6월 전원회의를 통해 직무에서 일괄 해임됐습니다.
북한은 당시 '직무변동 관계로'라는 설명을 덧붙여 보직 이동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김재룡은 이후 지난 25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관련 보도에서 제1부부장으로 호명되면서 당내 직책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소속 부서가 공개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이처럼 주요 직책의 교체와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신뢰하는 측근들을 전면에 다시 배치해 당과 군의 장악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가정보원은 29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의 내부 기강 확립 상황과 관련해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최선희 외무상, 조용원 당 비서,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핵심 측근을 중심으로 친위 체제를 유지하며 체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총정치국의 대형 비리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군부 부정부패 사정 작업을 당과 내각, 간부 전반으로 확대해 4개월째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선전 일꾼 강습과 중대장 회의 개최, 당세포 비서대회 준비 등도 내부 기강 확립에 집중하는 징후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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