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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에 6차선 고속도로 내줬다"…프랑스 극우 반사이익?

"르펜에 6차선 고속도로 내줬다"…프랑스 극우 반사이익?
▲ 르펜

프랑스에서 폭력사태로 정치적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 대통령선거 유력 주자인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2018년 노란 조끼 운동과 2023년 17세 알제리계 청년 사망 사건에 따른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며 혼란이 벌어졌으나 이번 사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퇴임과 대선을 반년 앞두고 벌어져 정치적 긴장감이 한층 높습니다.

장기간 이어진 교육 투자 부족과 높은 물가 등 생활고에 불만 여론이 폭발한 것도, 당국의 대응 실패로 폭력사태 피해가 커진 것도 마크롱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추기고 극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장밥티스트 모로 전 의원은 "르펜은 이제 선거운동에 돈 한 푼 쓰지 않아도 된다"며 "길을 닦아준 정도가 아니라 6차선 고속도로를 내준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르펜이 어떤 대선 주자와 맞붙어도 당선이 유력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여기에 호재가 더해졌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 시위 이전에 실시돼 19일 발표된 클뤼스테르17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4월 1차 투표에서 르펜이 최소 31% 득표율로 결선에 1위로 오를 걸로 전망됐습니다.

그다음은 극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중도파 에두아르 필리프가 20%로 동률입니다.

지난 18일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별다른 실질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자제만 호소해 당 안팎에서 비판과 실망을 불러일으켰는데, 르펜은 그보다 몇 시간 앞서서 별도의 대국민 연설 영상을 올려 폭력행위를 규탄하고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르펜은 "이 분노를 악용해 프랑스 도시들에 혼돈을 심는 폭도들을 규탄한다"며 "6개월 뒤면 프랑스 국민은 다른 경로를 택할 수 있다. 바로 권위와 안보의 회복"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르펜이 프랑스 국기를 배경으로 두 손을 단단히 잡은 채로 연설하면서 마치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이미지를 그리는 듯했다면서 "이는 불법 이주민을 쫓아내고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정당으로 자처해온 RN에 정치적 기회의 날이었다"고 풀이했습니다.

RN은 이번 사태를 두고 마크롱 정부와 극좌 세력 양쪽을 모두 공격하면서 프랑스를 지킬 유일하고 '강한' 정당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무능해서 치안을 보장하지 못하고 극좌파는 폭력과 혼란을 조장한다는 주장입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지난 18일 경찰관들을 지지하겠다며 파리 도심의 한 경찰서 앞에 나타나 기자들에게 "우리는 수십 년간 범죄에 물러빠진 모습이었고 권위는 약했으며 내부 보안에 도덕적·심리적·실질적으로 무장해제 상태였다.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폭력 사태에 대한 RN의 이같은 접근법은 유럽 전역의 극우 세력이 그간 보여온 전략과 같다고 NYT는 짚었습니다.

지난 7월 북아프리카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로 이주민이 난입한 사태 이후 스페인 극우 복스당도 국경 안보를 새로운 선거 쟁점으로 세워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폭력사태를 주도한 이들의 인종적, 문화적 배경은 대부분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서양 건너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일을 이주민 출신이 저지른 일이라면서 반이민 극우 정당인 RN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뱅상 마르티지니 니스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폭력사태가 프랑스를 '학생 시위대와 폭도들로 가득 찬 도시 지역'과 '조용한 시골의 선한 프랑스'로 나눠온 RN의 전략에 잘 맞아들어가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 RN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시위가 얼마나 지속될지 달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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