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주민이 선택한 민간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늘(11일) 오전 용산구 서계·청파동 일대 정비사업 현장을 찾아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 효과를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정비사업의 주택 공급 효과에 의문을 표한 데 대해 정면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용산구 서계·청파동은 1960년대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이주한 주민들이 서울역 인근에 정착하며 형성된 대표적인 저층 주거지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민간 정비사업이 7곳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세대수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청파3구역을 제외한 6곳을 따져보면 기존 6천393세대에서 8천88세대로 주택이 26.5%가량 늘어납니다.
기존 세대를 모조리 사라지는 '멸실' 물량으로 반영하고도 1천695세대가 순수하게 늘어나는 셈입니다.
시는 또 해당 지역의 도로와 공원, 공공도서관, 노인복지시설, 청소년 쉼터 등을 확충합니다.
오 시장은 이날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좁은 골목, 가파른 경사 등을 걸으며 주거 환경을 살폈습니다.
이어 청파2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재개발사업 조합장 등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의 이주비 융자 지원 등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현재 추진되는 정비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힘써달라고 오 시장에게 당부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잘못 알고 재개발 재건축에서 물량이 느는 게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여기 와보면 극명하게 잘못된 말씀이라는 걸 알게 된다"며 "1천700호 가까운 신규 주택이 순증 물량으로, 다시 말해 없던 주택이 이곳 청파동 서계동 일대에 만들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비사업에 대해 많은 오해가 있다. '집 가진 사람이 더 큰, 좋은 집을 가지는데 왜 정부에서 도와야 하나' 이런 선입견과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것이 대통령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은연중에 국토교통부의 입장으로 반영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은 절대로 적대시할 대상이 아니다. 유휴부지가 부족한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순증 물량이 확보돼야 하고 주택 공급의 선순환이 마련된다"라며 "서울은 사실상 그것으로 90% 정도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해 인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가구 순증 효과가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된다고 합니다.
시는 최근 3년간 서울 지역에서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의 경우 사업 전보다 주택 수가 36.4%가량인 2만 호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재개발로는 27.4%인 7천 호, 재건축으로는 44.2%인 1만 3천 호가 순증했습니다.
서울시가 2031년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253개 정비사업으로는 총 31만 호가 건설되는데, 기존 세대가 모두 멸실된다고 가정해도 약 39.2%에 달하는 8만 7천 호가 순증할 것이라고 시는 분석했습니다.
시는 31만 호 가운데 4만 8천 호를 임대주택으로 확보해 청년·신혼부부와 무주택 시민의 주거 안정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일반분양과 임대주택 확대로까지 이어간다는 구상입니다.
시는 또한 정비사업으로 인한 거주민들의 이주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사업장별로 이주 시기와 주변 전월세 시장을 모니터링해 관리할 방침입니다.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주 물량이 일대의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오 시장은 "부작용을 필요 이상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오 시장은 간담회 후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2028년까지 8만 5천 가구를 착공하는 게 서울시의 계획인데 발생하는 연간 이주 수요로 2만 가구가 조금 넘는다"며 "그 정도의 발생량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정부에서 간과하고, 과대 해석이나 앞서가는 우려로 정비사업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는 없다"며 "부작용이 무서워 정비사업을 하지 않으면 서울은 신규 주택 공급 루트가 90% 차단되는,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 시장은 "어렵게 확보된 녹지 면적을 종자 씨 먹어 치우듯 활용한다면 후손들은 굉장한 원망을 할 것"이라며 "인구 1천만 대도시는 충분한 녹지 면적을 확보하는 게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기후변화 국면에서 녹지 면적이 확보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은 폭염 양상조차 다르게 나타난다"며 "그늘길, 바람숲길 확보를 위해 서울시는 많은 투자를 하는데 어렵게 확보된 녹지를 주택 건설을 위해 쓰겠다는 발상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을 보존해 도심숲으로 만드는 것은 여야, 보수·진보 구분 없이 도시 계획의 원칙으로 삼아 특별법이 만들어졌다"며 "그 점이 이번 정부 대책에서 존중됐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강조한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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