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급등 출발해 장 초반 6,600대를 회복했다.
역대급 폭락과 폭등 이후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던 코스피가 미국발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상승 탄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최근 3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걸리며 단기간에 21%나 오른 상태였던 코스닥도 2% 넘게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늘 코스피는 전장보다 239.31포인트(3.76%) 오른 6,598.26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3.85% 오른 6,603.48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4.96% 오른 6,674.66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에선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 5분간 프로그램매수호가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50%와 5.77%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1조 4천514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 1천854억 원과 2천802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기관 수급에선 사모(5천194억 원) 순매도가 두드러졌고, 금융투자(1천379억 원)와 투신(1천101억 원) 등은 매수 우위를 기록했습니다.
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도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장보다 4.27% 급락한 78.55로 마감, 지난달 27일 이후 7거래일만에 처음 70대로 내려온 채 장을 마쳤습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반도체주 강세 속에 동반 상승한 분위기가 국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1.71%, 1.79%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도 2.59% 뛰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비롯한 미 정부 주요 관료들이 이란과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 개방 관련 합의에 도달할 것임을 시사하며 국제유가가 급락한데다, 팔란티어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이 깜짝 호실적을 내놓으며 분위기를 주도했습니다.
특히 AI 산업의 지속적 성장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 인상 및 공급 부족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란 기대 속에 마이크론(+7.62%), 샌디스크(+10.84%) 등이 급등한 것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되살린 모양샙니다.
그런 가운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8.17% 오른 154.38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ADR 한 주가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는 전날 SK하이닉스 종가(157만 7천 원·약 1천106달러)보다 40% 가까이 높은 가격입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전처럼 반도체 대형주만 홀로 가파르게 치솟는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은 당분간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수급이 반도체에 일방적으로 쏠리기보다는 지금껏 소외돼 왔던 여타 업종들로 분산되면서 비교적 균형 있는 회복이 나타날 것이란 이야깁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에서 확산 징후가 뚜렷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금주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반등 중"이라며 "상승 종목 수가 하락 종목 수를 웃돌며, 쏠림 국면이 진정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급락 후 강하게 반등해야 할 낙폭과대주인 반도체가 시원스레 오르지 못해 아쉬울 수는 있다면서 "확산은 훨씬 건강하나, 보다 더딘 회복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코스닥은 지난달 31일 11.63% 폭등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4거래일간 상승률은 24%에 달합니다.
특히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는 사상 처음으로 3거래일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걸릴 만큼 상승세가 거셌고, 이 기간 지수 상승률은 도합 21.1%에 이르렀습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3거래일 동안 20% 이상 상승한 건 1997년 출범 이후 2000년 미국 IT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라고 짚었습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27일 이후 발생한 낙폭의 23.4%를 사흘 만에 되돌렸다. 이익 전망의 뚜렷한 개선 없이 나타난 반등이라는 점에서 원인은 펀더멘털보다 가격 형성 조건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3일 기준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가 5조 8천300억 원으로 4월 29일 고점(11조 원) 대비 47.2% 줄어드는 등 급락을 증폭한 신용청산이 빠르게 진행됐고, 원화 약세 등 코스닥이 상대적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완화된 가운데 기관의 대규모 매수가 유입되며 급반등이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노 연구원은 "시장이 방향을 전환하는 초기에는 업종별 이익 차이보다 상품 수급의 가격전이가 강하다"면서 당장은 코스닥150 지수를 통해 반등에 대응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그는 이후 레버리지 지수상장펀드(ETF) 순설정과 금융투자 순매수가 정점을 통과하면 업종별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성장률과 이익 상향이 함께 확인되는 반도체와 IT하드웨어를 선호할 수 있고, 실적 가시성이 있는 헬스케어 종목 선별, 상품 수급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로보틱스도 관찰할 테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장 중 한때 800선을 회복했다가 전장보다 18.87포인트(2.42%) 오른 799.59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처럼 국내 주식시장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 기준 미달 등을 이유로 소형주가 무더기 퇴출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다소 완화될지도 주목됩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상장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을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으로 강화했습니다.
주가 1천 원 미만인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도 신설했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30거래일 연속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동안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6월 하순부터 글로벌 반도체 조정이 시작되고, 코스닥도 덩달아 급락하면서 지난달 들어 해당 기준에 미달한 상장사가 속출한 상황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시가총액 200억 원 선을 밑도는 코스닥 상장종목은 192개로 반등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30일(239개)보다 2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시가총액 300억 원 선 아래에 있는 코스피 상장종목 수 역시 같은 기간 107개에서 96개로 11개 줄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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