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공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며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가 이번 주 중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오늘(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나프타의 생산·도입 물량을 의무적으로 보고 받고,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안에 관련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기본 소재로 이른바 '산업의 쌀'로 불립니다.
55%가량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수출 제한 조치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수급난을 해소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양 실장은 "나프타는 수출 물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수출 물량을 제한해서 석유화학 기업 중심으로 돌리면 가동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나프타 대체 수입 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이번 '전쟁 추경' 예산에 반영해 기업들을 지원한 방침입니다.
이러한 조치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긴급 수급 조정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석화업계의 '4월 셧다운' 위기설에 대해선 "나프타 도입이 지연되면서 재고 물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기업들이 끊임없이 대체 물량을 찾고 있어 가동 중단 우려 시기가 4월 말에서 5월 초로 뒤로 밀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나프타 수급 차질에 따른 영향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양 실장은 "조선업계 에틸렌가스 수급 문제에 이어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의 내·외자재를 구성하는 석유화학 기반 소재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가전에는 폴리프로필렌(PP),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등 나프타를 가공해 만든 소재가 다량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중동산 나프타 수급 우려 속에 LG화학은 전날부터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80만t인 전남 여수 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여천NCC도 NCC 가동률이 떨어지자 생산량을 조정하기 위해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다만 양 실장은 "여천NCC에서 현재 가동을 중단한 시설은 14만t 규모로 공급에 큰 이슈가 없는 수준"이라며 "LG화학도 80만t 규모의 가동 조정은 정부도 미리 파악하고 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LG화학은 이보다 더 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의 조치는 가장 작은 시설부터 가동률을 낮춰 경제성을 높이려는 선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한 '제2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도 이번 주 내에 발표됩니다.
정부는 주유소들이 최고가격제를 즉각 반영하지 않고 마진을 과도하게 남긴다는 소비자 불만을 인지하고 있다며 2차 고시와 함께 단속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양 실장은 "매점매석, 가격 담합, 정량 미달, 재고량과 상관없는 가격 인상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가격이 높은 주유소 명단도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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