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범석 의장을 보호하려는 정황은 쿠팡의 다른 문서에도 확인됩니다. 과거 쿠팡이 회사 분할을 검토하면서 분할의 목표로 삼았던 게 CEO에 대한 위험 줄이기와 노조 규모 축소였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김혜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최고 기밀'이라고 적혀 있는 문서.
제목은 '에르메스', 한글 설명은 '회사 구조 변경, 분할'입니다.
쿠팡의 전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 A 씨가 사내 변호사로부터 받은 이 문서는 '회사 분할에 대한 의사결정'이 목적이라고 돼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회사 분할 검토 배경을 설명하며 사업이 아닌 노무 이슈와 대규모유통업법, CEO 리스크 등 3가지를 꼽습니다.
우선 배달기사인 쿠팡맨이 3천 명이 넘어가면서 노조 결성 가능성이 있으니 노조 결성이 예상되는 조직을 분리 단절시켜 노조 규모를 작게 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조가 설립되면 국회에서 CEO에게 참고인 출석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CEO 리스크에 대해서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소송이 증가해 수사기관이 CEO 출석을 요구하면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니 회사를 분할해 CEO의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회사 분할의 이유가 'CEO 지키기'로 모이는 모양새인데, 당시 쿠팡의 CEO는 현재의 김범석 의장입니다.
문서는 여러 가지 대안 중 배송조직과 리테일을 분할하는 안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문서가 작성되고 3년 뒤 2018년 쿠팡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설립됐습니다.
[한선범/전국택배노조 정책국장 : CLS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이 배송 기사들 대부분을 위수탁 (고용)으로 돌리고 이제 일부만 직고용으로 남기고….]
전문가들은 회사 분할 등을 통해 노조 규모를 줄이려 한 것은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하은성/노무사 : 우리 법은 부당노동 행위라고 해서 노조법에서 이 지배 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형사처벌이 될 수 있고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쿠팡 측은 문서 내용에 대한 SBS 질의에 "해임조치에 대해 불만을 가진 전 임원이 왜곡된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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