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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 국가대표 A선수와 B선수가 저지른 '대리 계체' 부정행위는 그래서 더욱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지난 2018년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온 주짓수라는 종목의 신뢰성이 통째로 무너지는 행위가 벌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리 계체'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포인트에 포함되는 대회에서 일어났다는 점은 더 충격적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를 선발하기 전까지는, 이번 부정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사건 조사위원회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해당 선수와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를 내려야할 주체인 대한주짓수회가 이를 수행할 의지와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한주짓수회는 '대리계체'를 정말 몰랐을까?
하지만, 선수들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A선수는, 이미 지난해 소속팀 관장을 통해 대리 계체 행위에 대한 협회의 구두경고를 전달받았다는 겁니다. 대한주짓수회가 미리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힌트는 또 있습니다. A선수는 주변인들과의 대화에서, '예비 계체량'에서 기준 체중을 300g 넘어 혼란스러워하고 와중에 한 한국인 남성이 '대리 계체라도 해보라'고 말하는 걸 듣고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인 코칭스태프, 혹은 협회 직원이 대리계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사건 축소에 급급한 관련자들
대표팀 지도를 맡은 코칭스태프도 협회와 다르지 않은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팀 감독은 대리 계체로 문제가 된 두 선수가 진천선수촌을 퇴촌하는 과정에서 "징계 전에 자진퇴촌 처리하면 퇴촌 사유가 조용히 묻힐 수 있으니 이렇게 나가는 게 최선인 거 같아"라고 말한 것이 밝혀지며 본인이 사건 축소를 위해 두 선수의 퇴촌에 관여했음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반면 현재 대리계체에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 코치들에게는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부정 출전이 일어난 대회에 동행했던 한 코치는 현재 바레인에서 열리고 있는 청소년대회 인솔자 자격으로 출국해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짓수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SBS에 이 사건을 제보한 C선수는 자신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각종 폭언과 협박성 발언에 시달려왔다면서, 사실상 대표 선수의 길을 더 이상 계속해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미래의 후배들에게 좀 더 나은 주짓수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제보를 결심하게 됐다고 담담히 말했습니다. 과연 C선수의 바람처럼 한국 주짓수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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