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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쪽방 142세대, 강제퇴거 없이 '해 드는 새 보금자리'로

남대문 쪽방 142세대, 강제퇴거 없이 '해 드는 새 보금자리'로
▲ 14일 서울 중구 해든집, 해든센터에서 열린 남대문 쪽방촌 임대주택 '해든집' 입주 축하 행사에서 입주민 김옥채 씨가 주택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서울역과 남산 사이에 있는 이른바 '남대문 쪽방촌' 주민들이 기존 주거지 근처에 건립된 공공임대주택 '해든집'에 입주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든집을 방문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살펴보고, 주방용품, 휴지, 세탁세제 등 생필품을 건네며 입주민들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남대문 양동 쪽방촌은 한국전쟁 이후 판자촌이 형성된 지역으로 현재도 상당수 주민이 60년 이상 된 노후건물 내 약 3.3㎡의 단칸방에서 사회의 지원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새로 지어진 해든집은 '해가 드는 집, 희망이 스며드는 집'이란 뜻으로, 2021년 12월 정비계획 결정 후 기부채납을 받아 4년 만에 준공된 임대주택입니다.

전체 건물 18층 중 6∼18층을 해든집으로 사용하고 지하 3층∼지상 5층은 다양한 사회복지시설, 편의시설로 활용합니다.

해든집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해 현재 142세대가 입주를 끝냈습니다.

시는 입주민들의 빠른 정착을 지원하고자 쪽방주민의 생활·간호상담, 의료·기초생활 지원을 비롯해 자활·자립 지원, 정서 지원, 안전 점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남대문 쪽방상담소를 건물 5층으로 이전했습니다.

이외에도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작업장과 편의점, 빨래방 등을 입주시켜 자립을 돕고 생활 편의는 높였습니다.

특히 해든집은 개발 대상지에 대한 일괄 전면 철거나 입주민 강제 이주 방식이 아닌 이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먼저 마련해 주고, 이주가 완료되면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민간 주도 순환정비'의 첫 사례입니다.

선(先)이주·선(善)순환을 통해 서울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실천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순환정비는 추가 비용 발생과 정비기간 장기화로 사업시행자가 선호하지 않지만 쪽방 밀집지역과 거주민들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자치구, 사업시행자, 전문가 등과의 여러 차례 논의와 쪽방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는 방안을 끌어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영등포 쪽방촌도 이와 유사한 순환개발 방식으로 정비를 진행 중으로, 쪽방 주민들이 타 지역이 아닌 현재 거주 지역 내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이주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의 사업시행자가 토지 등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는 해든집 입주민의 생활 변화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추진해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 쪽방 밀집 지역 주민들의 안정적인 주거환경 조성과 기반 마련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오 시장은 "해든집은 강제 퇴거 없는 약자와의 동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거 공간"이라며 "도시의 성장 속에서도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누구에게나 따뜻한 보금자리가 있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 중구 해든집, 해든센터에서 열린 남대문 쪽방촌 임대주택 '해든집' 입주 축하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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