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5초도 안 돼 지하철 불길·연기 '가득'…"화재 대응 강화"

<앵커>

지난 5월 한 남성이 서울 지하철에 불을 내 자칫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습니다. 이렇게 지하철 안에서 불이 났을 때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당시 사건과 비슷한 조건에서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5월, 운행 중인 지하철 내부에 한 남성이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당시 객실은 화염과 연기로 뒤덮였고, 150명 넘는 사람이 연기를 들이마셔 치료를 받았습니다.

서울교통공사가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해 봤습니다.

불연 재질로 만들어진 의자와 바닥재 등에 20초간 불을 붙였더니 그을리거나 뒤틀림이 발생했지만, 불에 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지하철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봤습니다.

5초도 되지 않아 불길과 연기가 열차를 가득 채우고, 온도는 773도까지 치솟습니다.

실험에서 불을 붙였던 발화 지점입니다.

소재 자체가 불연 소재라 지하철 자체에 불이 붙지는 않았지만, 벽면과 천장에는 시커먼 그을음이 가득합니다.

[안수한/서울 은평소방서 진압대원 : 소재가 불연재여서 화염이 안 날 수 있지만, 유독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패닉 현상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실험에서 승객 역할을 맡은 직원들은 경고 방송이 나오자 3분 만에 열차 밖으로 대피했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대피를 서두르다가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하철 5호선부터 9호선은 기관사가 1명이라 비상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1인 승무 시스템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설비상 부족한 점은 없는지를 점검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빈틈없이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실험 결과를 화재 대응 매뉴얼 보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오영택)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