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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인데 배수펌프가 무용지물…작동 안 돼 항의했더니

<앵커>

일부 지역에서는 배수 시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서 농민들이 공들여 키운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배수 시설에 전선이 연결되지 않은 곳이 있는가 하면, 또 고장이 났는데도 고치지 않아 4년째 침수 피해가 반복된 곳도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윤나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5일째 흙탕물이 고여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오이가 썩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전남 구례에 당일 208mm의 폭우가 쏟아져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겼지만, 바로 옆 배수펌프장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전선이 연결되지 않아 펌프장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던 겁니다.

밤 9시쯤 농민들이 군청에 항의하고 난 뒤에야 한전에서 조치에 나섰고, 자정이 다 돼서야 배수펌프가 가동됐습니다.

[임병준/침수 피해 농민 : 한전에서 온 차가 전주 쪽으로 사다리를 대더니 퓨즈를 꺼내 가지고 그걸 갖다가 딱 연결시키니까 바로 작동이 된 거예요.]

구례군 배수펌프장 8곳 중 이번 폭우 때 전기가 공급되지 않은 곳은 절반인 4곳.

2020년 섬진강 수해 이후 1천억 원 가까이 들여 지난해 완공한 펌프장이 폭우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겁니다.

충남 부여에서도 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침수 피해가 반복됐습니다.

농민들은 정부에 배수시설이 부족하다는 건의를 4년째 해왔다고 말합니다.

[허덕웅/침수 피해 농민 : 자연재해니까 그렇다고 생각을 하지만, 이게 인재고, 또 겪어야 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우리는 농민들은 솔직히 엄청 억울해요.]

이 지역에 있는 2개뿐인 배수장 중 하나는 30년인 내구연한이 6년이나 지났지만 개보수가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지난달 노후화된 부품 마모로 파손된 배수펌프는 결국 지난 16일 폭우 때 아예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농어촌 공사는 우선순위에 따라 배수장을 수리하고 있다며 배수장 신설을 서둘러 보겠다고 했지만, 농민들은 해마다 같은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영상취재 : 김일원 TJB·김형수 KBC,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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