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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이상 '초고령' 하수관 30%…교체 예산은 '태부족'

<앵커>

땅꺼짐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게 바로 오래된 하수관입니다. 서울시에 있는 하수관 가운데 50년이 넘은 낡은 하수관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예산이 부족해 교체 공사는 더디기만 합니다.

이어서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잇단 땅꺼짐에 지자체의 노후 하수관 점검이 한창입니다.

[저런 게 막혀 가지고….]

설치 30년이 넘은 하수관로의 맨홀 뚜껑을 열어봤습니다.

열어봤더니, 지금 보시는 것처럼 하수관로에 커다란 시멘트 조각이 떨어져 나와 있습니다.

하수관 내부 영상을 보니, 떨어져 나온 시멘트 덩어리가 물길을 막고, 하수관 이음새가 깨져 있거나, 윗부분에 균열이 간 곳도 보입니다.

서울 마포구 관내만 해도 설치 30년이 넘은 하수관이 204km에 달합니다.

모두 바꾸려면 3천억 원이 필요한데, 올해 시에서 내려온 예산은 45억 원뿐입니다.

[박강수/서울 마포구청장 : 45억 예산으로는 약 3.7km만 보수 공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204km에 달하는 노후 관로를 교체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죠.]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 867건 가운데 하수관 손상으로 발생한 사고가 39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집중호우 때 노후 하수관은 내부 수압을 못 이겨 균열이 생기고, 이 틈으로 물이 빠져나가면서 주변 흙을 씻어냅니다.

비가 그친 뒤에는 파손 부위로 다시 물이 들어가면서 흙이 함께 빨려 들어갑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지하 빈 공간이 커지고, 결국 땅꺼짐이 발생하는 겁니다.

[정충기/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GPR이라고 레이더 탐사를 통해서 공동을 계속 확인하고, 손상된 하수관로를 교체하고 (해야죠.)]

서울 25개 자치구 하수관 가운데 50년이 넘은 '초고령' 하수관은 전체의 30%, 3천300km 구간이나 됩니다.

서울시는 노후 하수관 교체 예산을 점차 늘려 2019년부터는 연간 2천억 원을 투입해 100km씩 바꾸고 있지만, 노후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을 추가 투입하는 한편, 국비 지원을 요청해 교체 속도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김윤성, 영상제공 : 서울 마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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