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환자를 이송한 구급대원이 구급차를 정리하고 있다.
중증외상환자를 전담할 전문의를 양성하는 정부 예산이 되살아났지만, 정작 지원사업에 참여할 전문의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증외상 등 필수과 기피가 계속되면서 외상센터 명맥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국가 장학 외상 수련 전임의를 오는 21일까지 추가 모집합니다.
당초 정부는 외상학 세부 전문의를 취득할 수련 전임의(펠로) 7명에게 1인당 총 1억 2천4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달 모집 공고를 냈는데, 지난 4일 마감까지 단 2명만 신청해 추가 공고를 낸 겁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전 수요조사에서도 지원자가 많지 않아 추가 모집에서도 크게 늘긴 어려워 보인다"며 "외상 분야가 워낙 고되기도 하고 전공의 공백으로 외상센터 전임의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외상학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중증외상환자를 전담하는 전문인력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외상학 세부 전문의 취득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일반외과, 정형외과 등 전문의 취득자가 정해진 수련병원에서 외상학 세부 전문의 취득을 위한 2년의 전임의 과정을 밟으면 인건비와 교육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외상학 전문의가 된 후엔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간만큼 권역외상센터 또는 외상수련기관에 의무 근무해야 합니다.
지난해까진 고려대 구로병원, 아주대병원 등 5곳의 수련기관에서 사업이 실시돼 2020년 7명, 2021년 5명, 2022년 3명, 2023년 6명, 2024년 4명의 전임의를 지원했습니다.
2021∼2023년엔 13억 9천200만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가 집행률이 낮아 작년엔 8억 8천800만 원으로 줄었는데 올해는 이마저 전액 삭감돼 사업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특히 2014년 설립된 고려대 구로병원의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는 지원금 삭감에 문을 닫을 위기에까지 놓였다가,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인기 속에 관심이 쏠린 덕에 서울시가 5억 원을 투입해 유지됐습니다.
이어 정부도 지난달 응급의료기금 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예산 8억 6천800만 원을 되살려 올해도 사업을 이어가기로 한 바 있습니다.
예산을 되살린 후 정부는 올해 지원 인원을 기존 5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수련기관도 종전 5곳에서 12개 권역외상센터를 추가한 17곳으로 늘렸습니다.
지원 가능한 전문과목에 응급의학과와 마취통증의학과도 추가했음에도 지원자는 2명에 그쳤습니다.
단,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고려대 구로병원 수련센터에도 올해 2명이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전체 외상 수련전문의 지원 인원은 전년과 비슷하다고 복지부는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