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 대신 기습 면직…공식 일정 없이 침묵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해임하지 않고 면직 처리했습니다. 징계를 내리지 않고 사표를 받아들인 겁니다. 어제(5일) 대국민 담화가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담화는 결국 없었고 윤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윤나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통령실이 브리핑을 열고 김용현 국방장관 교체를 발표했습니다.

[정진석/대통령 비서실장 : 김용현 국방부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 재가하며 신임장관 후보자로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습니다.]

정진석 실장은 교체 배경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서둘러 자리를 옮겼습니다.

[질문 안 받아 주시나요?]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을 건의한 당사자로 내란죄 수사의 핵심 인물입니다.

윤 대통령은 징계성 조치인 해임 대신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인 면직 처분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제 만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김 전 장관 해임 요구를 거부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면직처리된 김 전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도 나오지 않아, 국회 출석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공식 일정 없이 침묵을 이어가며 이번 사태로 국민들이 겪은 혼란과 충격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태 수습을 위한 내부회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은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계엄사태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더 지켜보겠다는 건데, 비상계엄 선포가 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경고성 조치라는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섣부른 입장표명은 여론을 더 악화시킬 거라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최준식, 영상편집 :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