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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도 안 보고 '혐의 없음'…불법 촬영 신고는 무시

<앵커>

이 학생은 경찰에도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CCTV나 목격자가 없다며 혐의가 없다는 결정을 내린 건데요. 불법 촬영을 했다는 내용도 고소장에 담겼지만, 경찰은 가해 학생의 휴대전화조차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2월 김 양과 부모는 경찰에도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김 모 양/피해 학생 : 저 같은 피해자가 이제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용기를 내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김 양과 A 군을 한 차례씩 불러 조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A 군의 강제추행과 강간미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습니다.

A 군이 혐의를 부인하고, 김 양의 진술 외에는 혐의를 입증할 만한 다른 증거나 목격자가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렸지만,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 위한 추가 조사는 없었습니다.

A 군이 다른 여학생들을 불법 촬영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도 고소장에 들어 있었지만, 경찰은 A 군의 휴대전화를 조사하지도 않았습니다.

사건 이후 김 양이 친구에게 '(A 군이) 자꾸 만지려고 한다',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며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메신저 대화 내역도 제출됐지만, 참고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해당 경찰서는 당시 수사 필요성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폭력범죄 특성상 직접 증거가 부족할 경우 의심 정황을 더 꼼꼼하게 살펴봤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유정/변호사 :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모순점은 없는지 객관적인 정황 증거로 판단할 수 있을 만한 근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경기북부경찰청은 검찰과 협의해 사건을 다시 넘겨받아 성폭력 수사팀에 배당해 전면 재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인필성·김승태,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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