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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관광객 몰려오지만 '울상'…"싸구려 일본" 자조

<앵커>

최근 일본 엔화 값이 싸지면서, 우리를 비롯해 전 세계 관광객이 일본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일본은 이제 값싸게 여행 갈 수 있는 나라로 꼽힐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돈을 쓰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 게, 일본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도쿄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최장 열흘까지 쉴 수 있는 일본의 최대 연휴 '골든위크'를 맞아 호주 관광객이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곳은 가전 매장이 몰려 있는 아키하바라입니다.

엔저로 인해 지나치게 싼 가격에 놀랍니다.

[호주 관광객 : 휴대전화 충전용 배터리를 샀는데 16달러입니다. 호주에서는 9천엔(87달러) 정도입니다.]

일본을 두 번째 찾았다는 관광객은 인형을 한꺼번에 20개 넘게 샀습니다.

지난달에만 일본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308만 명, 역대 최대인데 그 이유는 '슈퍼엔저'입니다.

엔화가 34년 만에 달러당 160엔을 넘어설 정도로 엔화 가치가 떨어져 해외 관광객 입장에서는 일본 물가가 너무 싸게 느껴지는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싼 여행지'로 도쿄가 4위를 기록하는 등 이제 일본이 값싸게 즐기는 나라로 인식될 정도입니다.

[스페인 관광객 : 일본에서는 1천엔이면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스페인에서는 2만엔 이하로는 불가능합니다.]

일본인들은 이런 슈퍼 엔저가 반갑지 않습니다.

일본의 국력을 나타내 주는 지표가 환율인데, 최근 상황은 '싸구려 일본'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나치다는 겁니다.

엔화 가치 하락은 골든위크 연휴에도 일본 사람들의 발을 묶었습니다.

연휴를 맞아 해외로 나가는 사람은 0.7%에 불과하고 국민 절반 가까이는 집에 있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상대적 박탈감 때문인지 값싸게 즐기러 오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웃돈을 받자는 여론도 일부 상점과 지자체들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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