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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직원이 입주민 둔갑…DL이앤씨,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앵커>

산업부 유관기관인 한국생산성본부에서는 매년 NCSI, 즉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순위를 발표합니다.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여기에서 높은 순위를 받았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도급 순위 10위권 건설사인 DL이앤씨가 순위를 올리기 위해서 직원들까지 동원해 조사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호건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지난해 3월 말 이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 설문조사가 실시됐습니다.

DL이앤씨 소비자만족팀 CS 서부사무소 직원들은 조사 시점 즉시 현장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미리 섭외해놓은 우호 주민들을 불러 모으고, 조사원에게 우호 주민들을 차례차례 보냅니다.

[전 CS팀 근무자 : 동대표하고 그런 사람들이 우호 고객으로 해가지고 미리 연락을 다 하거든요. 대기하고 있다가 와서 다 해줘서….]

그러더니 직원들이 아예 각자 특정 동호수를 맡아 입주민인 것처럼 직접 조사에 응합니다.

같은 사람이 옷만 바꿔입고 2명분 조사를 받았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전 CS팀 근무자 : 자기는 두 번 했다고 전화번호를 두 개 하라고 했으니까 이름은 이제 남편 걸로 하고 모자 푹 쓰고. 옷도 갈아입었죠. 옷을 한 벌 더 갖고 왔다고.]

이날 송도 단지 조사 표본은 22명, 직원 9명이 참여했습니다.

CS팀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은 다른 지역도 비슷했다고 주장합니다.

CS팀 '본사' 직원들의 대화방에는 미리 확보한 국가고객만족도 설문지를 공유하고, 안산에서도 조사 대상을 섭외한 우호 세대로 채웠다, 또 작년처럼 다른 사람 번호를 빌려서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는 대화가 오갑니다.

DL이앤씨 소비자만족팀 CS 서부사무소 직원들의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DL이앤씨 소비자만족팀 CS 서부사무소 직원들의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전 CS팀 근무자 : '우리는 이렇게 했어' 그런 게 소문나서 이번에는 거의 대부분 소장들이 다 아는 거예요. 거의 다 했다고 보면 돼요.]

지난 2021년 당시 8월 기준, DL의 하자 보수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았고, 그해 NCSI 순위가 6위로 떨어졌습니다.

상부에서 고객 이미지를 제고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고, 현장에서는 합당한 노력을 넘어서 무리한 조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전 CS팀 근무자 : 그게 인사 평가 좋게 되고 (NCSI) 3위 하니까 잘 되니까.]

DL은 지난 2022년 국가고객만족도 3위, 2023년에는 2위로 올라섰습니다.

DL 측은 조작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 중으로 일부 직원들이 대리 설문한 정황을 발견했지만, 회사 차원의 조직적 지시는 아니며 일부 직원들이 과잉 실적 경쟁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조직 하부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임찬혁,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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