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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같은데 "묘하게 가볍네?"…인플레 속 이런 꼼수

<앵커>

치솟는 물가에, 정부가 가격 올리는 걸 자제해 달라고 압박에 나서자, 업체들이 이제 꼼수를 쓰고 있습니다. 똑같은 값을 받는 대신에 양을 줄이는 건데, 소비자들에게는 물건 양을 줄였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8개 묶음 카스 맥주 한 캔 중량은 370ml,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은 가격에 375ml가 담겨 있었습니다.

양반김은 5g에서 4.5g으로, 양파링도 84g이 80g으로 줄었습니다.

델몬트 주스는 양은 그대로인데 과즙 함량을 100%에서 80%로 낮췄습니다.

기업들이 원가 상승 압박을 받을 때 소비자 저항이 큰 가격 인상 대신 '양 줄이기'를 택하는 것으로, 결국 '숨겨진 인플레이션'인 셈입니다.

[박양희/서울 동작구 : 그래도 먹어야 되니까 사긴 사는데 마음이 언짢긴 해요. 너무 많이 오르고 내용물은 적어지고 하니까.]

[이정윤/서울 강서구 : 한숨만 나오죠 뭐. 한 개 살 걸 며칠에 한 번씩, 두 개 살 걸 한 개 사고….]

과자의 용량을 늘렸을 땐 이렇게 눈에 확 띄게 광고를 하고 있지만, 반대로 용량을 줄였을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어떠한 표시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인플레 속 꼼수 인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쿠키인 오레오가 쿠키 사이의 크림 양을 줄였다며 논란이 뜨겁습니다.

소비자에 알리는 게 중요한데, 프랑스의 한 대형마트에선 용량을 줄인 제품을 따로 모은 진열대가 등장했고, 브라질 등에선 용량 고지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가격 인상 요인 같은 부분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부분들이 결국 기업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국제 밀가루 가격이 최근 하락 추세인데도, 그때 일제히 가격을 올린 빵이나 과자, 라면의 가격은 변동이 없어 관련 업체들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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