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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돌아오지 못했나'의 답 찾아야"…위안 전하는 이들

<앵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대다수는 20·30대 젊은이였습니다. 그와 비슷한 나이대인 희생자들의 형제자매 가운데에는 서로에게 힘이 돼주기 위해서 나선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그날 왜 거기 갔느냐는 말 대신, 왜 돌아올 수 없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제희원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진우/고 이주영 씨 오빠 : 동생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어요. 올해 이미 결혼식 예정 날짜는 지나긴 했는데.]

그날 밤, 고 이주영 씨는 예비 신랑과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가던 골목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진우/고 이주영 씨 오빠 : (예비 신랑이) 출장 갔다가 오랜만에 와서 같이 밥을 먹고 '구경하자, 소화도 시킬 겸 돌아다니자'해서 들어갔다가 사람이 워낙 많아서 나오는 길에 그렇게 됐거든요.]

다른 참사에 비해 빠르게 가라앉은 애도, MZ세대로 호명된 희생자를 향한 비난과 조롱은 몸과 마음을 할퀴었습니다.

[이진우/고 이주영 씨 오빠 : 젊은 친구들이 자유롭게 얘기하고 떠들고 놀 수 있는 공간인데. 그냥 단순히 나쁘게 얘기하면 '술 먹으러 놀러 갔다'… 대체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가장 절망적인 건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시선,

[이진우/고 이주영 씨 오빠 : 수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설명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설명을 절대 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희생자 또래인 형제자매들은 슬픔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각자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각각의 유가족들을 잇는 징검다리가 됐습니다.

[이진우/고 이주영 씨 오빠 : 저희도 굉장히 힘이 많이 들고 아프지만 다른 일반인들도 그런 상황들이 많더라고요. 그 전에는 관심이 많이 없던 부분도 더 눈에 밟히고 더 눈에 많이 보여요.]

서로가 서로의 위안이 되는 과정을 책으로 담아냈습니다.

반복되는 참사에 점차 무뎌지는 사회를 향해 이제는 뭔가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진우/고 이주영 씨 오빠 : 굉장히 일상적인 공간이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공간이란 걸 눈으로 보면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왜 거기 갔냐'가 아니라 '왜 돌아오지 못했냐'에 대한 스스로 내린 답을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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