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바이든의 줄타기 행보…"이스라엘 지지와 중동전쟁 회피 사이"

바이든의 줄타기 행보…"이스라엘 지지와 중동전쟁 회피 사이"
▲ 이스라엘 군사 지원 방안 언급하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권을 인정한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금지한 전시 국제법을 강조하는 등 일정한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에서 어떻게 미국이 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미국의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을 지원할 것이냐는 난제와 씨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간) 진단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첫해인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등 중동 등 세계 각지에 파병된 미군을 줄이면서 중국과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어 작년 터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군 차원에서 직접 개입하지는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통해 러시아를 억제하는 '줄타기'를 해왔습니다.

이번에는 하마스의 대대적인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다 민간인 살상·납치 등 잔학 행위까지 확인되자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보복을 '인정'해주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연설을 통해 "세계의 모든 나라처럼 이스라엘은 대응할 권리가 있으며, 사실 이런 사악한 공격에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며 "나는 만약 미국이 이스라엘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일을 겪는다면 우리의 대응은 신속하고, 단호하고, 압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군사적 반격권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미 해군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로 이미 이동 배치한 데 이어 헤즈볼라와 이란 등의 개입 시도를 막기 위해 2번째 항모전단을 보낼 것이라고 공개했습니다.

미국은 또 탄약과 요격무기 등을 제공하고 미 특수전사령부가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에 정보를 지원하는 등 추가적인 군사자산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자신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미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법의 지배에 따라 행동할 때 얼마나 더 강하고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으로 대규모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해 아랍권 전반에서 반미 여론이 거세지고 이란 등이 개입해 본격적인 중동 전쟁으로 비화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워싱턴포스트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에 거의 '그린 라이트'를 줬지만, 이런 '강력한 대응'이 오히려 하마스의 손에 놀아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하마스가 이번에 이스라엘의 군사·기간 시설이 아닌 민간인 등을 주로 겨냥한 것은 이스라엘의 초강경 군사 공격을 유발하기 위해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