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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결혼 잔치 덕분에…마을 주민 600여 명 생존

<앵커>

앞서 모로코 지진 피해 소식 전해드렸었는데, 진앙지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도 마을 주민 600여 명이 목숨을 구한 곳이 있습니다. 당시 야외에서 열렸던 마을 잔치 덕분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신승이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모로코 전통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잔치를 벌입니다.

즐거운 분위기도 잠시, 갑자기 화면이 흔들리더니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우왕좌왕 뛰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건물 잔해와 흙먼지가 눈 오듯 쏟아지면서 이내 화면이 뿌옇게 바뀝니다.

잠시 뒤 흔들림이 잦아지자 여기저기 무너진 돌더미가 보이고, 가족들을 찾는 절박한 외침이 곳곳에서 이어집니다.

아이를 들쳐 업은 어머니, 돌덩이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는 아이의 모습도 보입니다.

지난 8일 밤 규모 6.8의 강진이 모로코를 덮칠 당시 마라케시 남쪽의 한 마을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당시 마을에서는 결혼식 전날 신부를 축하하기 위한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모하메드 아지르/신부 아버지 : 전통 음악을 듣고 있을 때였어요. 전기가 나가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요. 다들 넘어지고 신발도 없이 뛰어나갔어요.]

주민 600여 명이 모여 있었는데 숨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건물 안이 아닌 집 마당에서 잔치가 열려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던 겁니다.

다만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여전히 지진의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혼식 전날 비극을 겪은 신부도 예식용 옷과 신발 외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게 없습니다.

[모하메드 부다드/신랑 : 신부는 15km를 걸어서 왔어요. 지금 잘 곳도 없습니다. 임시로 지낼 텐트를 찾는 중이에요.]

모로코 국영 신문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천900명을 넘어섰으며 대부분 건물에 매몰돼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화면출처 : Ben Zagh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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