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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으로 돌아오다니" 희망이 절망으로…모로코 강진 구조 현장

<앵커>

모로코에서 강한 지진이 일어난 지 나흘째입니다. 인명 구조의 한계 시간으로 불리는 72시간이 이미 지났습니다. 그래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에서는 생존자를 찾기 위한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로코에 가 있는 곽상은 특파원의 리포트 보시고 현장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기자>

구조팀이 배치된 현장으로 가는 길, 도로 곳곳이 부서졌고, 낙석에 막혔습니다.

아찔한 협곡 길을 따라 2시간 넘게 달려, 관광지로 유명한 작은 마을, 위르간에 도착합니다.

아름답던 마을은 폐허가 돼버렸고 구조 현장까지는 잔해로 덮인 길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모로코 구조대와 프랑스 자원봉사팀이 생존자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이 기울어진 건물 1층에는 다섯 명의 가족이 살았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고 또 다른 아들 1명은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거대한 잔해 밑에 여전히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어머니와 10대 딸을 찾기 위한 막바지 구조작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잠시 뒤 구조대원들이 담요를 챙깁니다.

불안감을 밀어내며 초조하게 지켜봅니다.

웅성거리는 현장, 혹시 생존자일까.

사방이 일순간 고요해졌습니다.

담요에 싸인 채 주검이 들것에 실려 나옵니다.

14살 딸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무스타파/이웃주민 : 살아서 발견된 아들도 매우 위중한 상태입니다. 오늘은 생존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구조현장에선 종일 단 1명의 생존자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여성의 6살 난 아들도 3시간 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헤비바/위르간 주민 : 아들이 살아 있으리라는 희망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는데, 이렇게 시신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구조 한계 시간이란 72시간 골든 타임은 속절없이 지났습니다.

절망의 메아리가 협곡을 휘감고 있습니다.

[사이즈/위르간 주민 : 우리 마을에 250명 정도가 사는데, 벌써 30명 정도가 숨졌습니다. 끔찍합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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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지진 현장에 가 있는 곽상은 특파원을 연결해서 그 곳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곽상은 특파원이 있는 곳도 굉장히 피해가 커 보이는데, 거기서도 지금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거죠?

<기자>

저는 지금 앞선 영상에서 보신 산간 마을 위르간에 나와 있습니다.

현재는 매몰됐던 사람들의 시신이 모두 발견돼 구조대 철수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사람들의 절망과 눈물 속에 이제 이 마을엔 무너진 주택의 잔해 더미를 치우는 소음만 가득합니다.

<앵커>

올해 초 튀르키예 지진 때는 시간이 좀 지난 뒤에도 생존자 구조 소식이 들리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모로코에선 좀 안타깝지만 그런 소식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기자>

7달 전 튀르키예 지진 때도 제가 현장에서 취재를 했는데요.

그때와 상황이 좀 다릅니다.

튀르키예의 경우 붕괴된 건물 중에 콘크리트 건물도 많아, 철근과 기둥이 버터주면서 에어포켓, 즉 공기층이 형성돼 매몰자들이 생존할 공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로코의 산악지대 주택들은 대부분 흙벽돌로 지어져 이게 무너지면 흙더미로 변해 숨 쉴 공간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또 피해지역이 아틀라스 산맥 주변이라 길이 험하고 지진으로 도로가 파손돼 구조대나 장비 투입이 늦어졌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 지진으로 모로코에 있던 세계문화유산도 많이 훼손됐는데, 그래서 유네스코가 조사에 나섰다고요.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마라케시 구시가지의 성벽 일부가 금가고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었고요.

유명한 유적지 중 하나인 쿠투비아 모스크도 심하게 손상됐습니다.

역사적 건물이나 성벽이 정확히 얼마나 훼손됐는지, 유네스코 조사단이 파견돼 지금 실사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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