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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씩 돈 걷어 어디 썼나" 배후엔 체조계 실세? (끝까지판다)

<앵커>

들으신 것처럼 선수들은 고생해서 번 돈을 왜 학교에 내야 하는지 의심하면서도 학교 측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도 선수들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이런 일의 배후에는 누가 있는 것인지 저희가 취재해봤더니, 체조계의 유력 인사인 한국체대의 한 교수 이름이 나왔습니다.

계속해서 화강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끝까지판다팀은 한체대 체조부를 거쳐 실업팀에 입단한 졸업생 수십 명을 일일이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은 조교들의 요구에 따라 입단 계약금의 10%가량을 송금했지만, 이 돈이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B 씨/한체대 출신 선수 : 그냥 어디에 썼는지만 알고 싶어요. (어디에 썼는지 설명은 안 해주던가요?) 네,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어요.]

조교들은 후배들을 위해 공용품이나 단체복 같은 것들을 사는 데 쓴다고 했는데, 처음엔 침묵하던 선수들도 '후배 대물림'은 막아야겠다며 처음부터 이 설명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웠다고 털어놨습니다.

[C 씨/한체대 출신 선수 : (후배들) 단체복을 맞춰준다거나… 근데 그게 그렇다 해도 그 액수가 훨씬 남는단 말이죠?]

[D 씨/한체대 출신 선수 : (후배) 옷 해주는 데 몇천만 원이 들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정작 받은 것이 없다고 말하는 '후배'도 있었습니다.

[E 씨/한체대 출신 선수 : (옷도) 우리 돈으로 사 입었고. 그렇다고 회식을 한번 했나? 아니에요.]

선수들은 이런 부적절한 송금의 배후에 대한체조협회 임원으로 한국 체조계에 영향력이 큰 체조부 A 교수가 있다고 의심했습니다.

[F 씨/한체대 출신 선수 : '그 10%를 누가 쓸까?'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교수님 말고는 없어요.]

[G 씨/한체대 출신 선수 : "좋겠다. 이거 교수가 먹을 거 아니야?" 이런 얘기하죠. 그냥 추측일 뿐인 거죠.]

[H 씨/한체대 출신 선수 : 조교 선생님들은 4년마다 한 번씩 바뀌신단 말이죠. 그럼 4년마다 조교 선생님들이 계속 그렇게 했을 리는 없고….]

취재진을 만난 A 교수는 졸업생들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며 일종의 기부라고 말했습니다.

[A 교수/한체대 체조부 : 애들한테 발전기금을 받은 건 사실이죠. (학생들을 위한 비용은 나오지만) 그거 가지고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학교가 어려울 때는 도네이션(기부) 받아서 학생들한테 지원하고 그런 겁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기부 행위로 인정받지도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I 씨/한체대 출신 선수 부모 : 연말정산을 하려고 (기부 내역을) 떼어달라니까 안 된다고 그랬대요. 안 떼어줬대요.]

[이상현/변호사 : (만약 일부라도) 교수들이 사적으로 유용했다면 이것은 공갈죄, 사기죄 등이 문제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한체대 측은 "이번 사안은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건 분명하다"며 자체 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학칙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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