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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학생 명의 계좌로 간 '뭉칫돈'…수상한 인출 내역 (끝까지판다)

<앵커>

저희는 학교 측이 전통과 관행이라면서 선수들로부터 받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계속 추적해봤습니다. 선수들이 돈을 보냈던 그 계좌를 확보해서 내역을 분석해봤더니, 곳곳에서 수상한 흔적들이 발견됐습니다.

이 내용은 권지윤 기자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끝까지판다팀이 입수한 계좌 내역입니다.

2013년에 개설되어 2년 정도 사용한 계좌인데, 체조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입금한 흔적이 나옵니다.

입금된 돈은 어디에 사용됐을까, 수소문 끝에 어렵게 찾은 계좌 주인은 한체대 체조부 출신 B 씨였습니다.

[B 씨/계좌주·당시 한체대 재학생 : 형들한테 10%씩 떼간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게 여기로 들어올 줄은 몰랐어요.]

B씨는 대학 신입생 시절 조교 지시로 통장과 체크카드를 자신 명의로 만들어 건넨 뒤 계좌 존재도 몰랐었다고 말했습니다.

[B 씨/계좌주·당시 한체대 재학생 : (조교가) '공금 통장 만들어와라. 공금 통장 쓸 거다' 해가지고… 싫어요!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진짜 말 그대로 까라면 까야 해요 그냥…]

문제의 계좌에는 총 4천여 만 원이 입금되었고 45번 출금이 이뤄졌는데, 그 가운데 36번이 현금 인출입니다.

적게는 5만 원, 많게는 100만 원씩이었고, 어떤 날은 3분여 사이 100만 원씩 6번 연속 출금된 기록도 있습니다.

체조부 측은 밥값, 단체복 등 학생을 위해 투명하게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내역을 보면 대부분 사용처를 알 수 없는 현금으로 인출되었습니다.

체크카드가 없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딱 3번만 사용된 체크카드, 한 번은 체조부 공용 냉장고 구매로 추정되고 나머지 두 건은 음식점에서 결제됐는데, 금액은 3, 4만 원 수준입니다.

[B 씨/계좌주·당시 한체대 재학생 : 저희는 학교 밥만 먹고 지냈어요. 거기 밥 되게 잘 나오거든요. 따로 나와서 먹진 않았어요.]

B 씨 계좌를 사용한 체조부 측은 "사용한 내역을 빠짐없이 기록해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도 내역 공개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계좌 내역을 확인한 B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B 씨/계좌주·당시 한체대 재학생 : 아 이거를 이런 식으로 이렇게 썼구나. 공금 통장으로 쓴다 해놓고선. 저도 뒤통수 맞은 기분… 후회가 돼요. 이거 빌려준 게 보니까 이런 식으로 썼다는 게.]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조수인·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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