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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매뉴얼 있었는데 '무용지물'…펌프 4대 있으나 마나

<앵커>

또 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 이렇게 비가 많이 오고 강물이 넘칠 위험이 있었는데도, 왜 주변 도로가 통제되지 않았느냐 하는 점입니다. 충북도청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는데, 경찰은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누구 책임인지 가리기 위해 전담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 인근 미호천에서 범람한 강물이 들이친 것은 지난 15일 오전 8시 27분.

지하차도로 쏟아진 강물이 차도를 가득 메우면서 차도는 불과 13분 만에 통행 불가 상태가 됐습니다.

사고 발생 최소 1시간 전부터 위험 신호는 이미 있었습니다.

7시 51분, 소방에 주민으로부터 미호천의 물이 넘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던 것입니다.

하지만 소방은 8시 11분 이를 청주시에만 통보했고, 청주시는 관리 책임이 충북도에 있다며 별도 도로 통제를 하지 않았습니다.

[청주시청 : 지방도는 관리청이 충청북도예요. 우리 시에서 관리하는 시설물만 염두에 두지, 도 시설물까지는 저희가 염두에 둔다는 이런 지침도 없을뿐더러….]

취재 결과 충북도청에는 궁평2지하차도의 경우 침수심이 50cm에 도달하거나 인근 미호천의 수위가 9.2m 이상이 되면 도로를 통제하도록 한 매뉴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도청 측은 사고 직전까지는 지하차도에 물이 차지 않아 도로 통제를 할 만큼의 급박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종근/충청북도청 도로과장 : (지하차도가) 미호천하고 400~500m 정도 이격이 돼 있고. 임시 제방의 유실 부분은 시공회사도 있고, 관련 관리자들이 있기 때문에 유실이 되고 범람이 될 거라고는 예측하지 않았고.]

또 제방이 무너져 10여 분 사이 6만 톤의 물이 쏟아져 분당 3톤을 퍼낼 수 있는 지하차도의 펌프 4대도 무용지물이었다고 항변했습니다.

충북경찰청은 전담수사본부를 꾸려 지자체의 대처 과정의 문제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양지훈,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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