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지하차도 속 의인 있었다…연달아 3명 구한 화물차 기사

<앵커>

자기 목숨도 위태로웠던 상황에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 사람도 있습니다. 사고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화물차 운전기사는 당시 차 지붕 위로 급히 몸을 피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다른 3명의 목숨까지 구했습니다.

CJB 박언 기자가 화물차 운전기사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평소처럼 14t 화물차를 몰고 궁평2지하차도를 통해 출근하던 44살 유병조 씨.

유병조 지하차도 화물차 운전기사

파도처럼 밀려오는 거센 물살을 헤쳐 지하차도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바로 앞서 달리던 버스의 시동이 꺼진 것 보고 뒤에서 추돌하며 함께 나가려 했습니다.

[유병조/지하차도 화물차 운전기사 : 같이 탈출해보려고 처음에 뒤에서 박았는데, 안 밀리더라고요. 제 차는 시동이 꺼져버린 것이죠, 그 상태에서….]

물이 계속 차오르자 창문을 부숴 화물차 지붕으로 올라간 순간, 버스 안에서 휩쓸려 나온 20대 여성이 화물차 사이드미러를 간신히 붙잡고 버티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유병조/지하차도 화물차 운전기사 : 옆에 아가씨가 매달려 있더라고요. 손을 잡고 아가씨를 일단 끌어 올렸어요. 제 화물차 위로 끌어 올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비명을 듣고 다시 주변을 살폈습니다.

차량 뒤편에 둥둥 떠 있던 남성을 발견하고 먼저 난간을 붙들게 한 뒤, 또 다른 남성도 구했습니다.

작은 체구지만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습니다.

[유병조/지하차도 화물차 운전기사 : 남자분 두 분은 떠서 계속 살려달라고 얘기는 하더라고요, 저한테. 침착하게 움직이지 않으니까 얼굴만 딱 나와 있더라고요, 물 밖으로.]

지하차도에서 구조된 9명 중에는 유 씨 자신과 유 씨가 구한 3명이 포함됐는데, 이들은 모두 난간에서 필사적으로 버텼습니다.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20대 여성의 부모가 오늘(17일) 유 씨를 만났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생존자 가족 : (딸이) 저는 힘이 없으니까 이 손 놓으시라고 (했는데) 끝까지 잡으셔서 그 높은 곳까지 (올려줬어요.) 자신도 힘들었을 것인데… 포기하지 않고 구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구조에 나선 유 씨의 용기와 희생이 비극 속 한 줄기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유찬 CJB)

CJB 박언

▶ 전보다 낮은 높이 임시 제방…범람하자 순식간에 와르르
▶ 임시 제방 제대로 설계됐나…유실된 하천 제방만 170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