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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헤어질 결심' 푸바오, 반환 내용은 어디에?

[취재파일] '헤어질 결심' 푸바오, 반환 내용은 어디에?

푸바오는 언제쯤 중국으로 돌아가나


푸바오는 2020년 7월생입니다. 부모는 수컷 판다 러바오와 암컷 판다 아이바오입니다. 이들 한 쌍은 2016년에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왔고, 이후 암컷 푸바오가 태어났습니다. 푸바오는 한국에서 자연교배로 태어난 최초 자이언트 판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푸바오가 4살이 되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글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있습니다. 그렇다면 러바오나 아이바오와 달리 푸바오가 먼저 중국에 돌아가야 하는 근거가 무엇일까요? 정확한 반환 시점과 근거 조항이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실의 박현영 보좌관과 최수인 비서관의 도움을 받아 환경부로부터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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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판다 보호협력 공동추진 양해각서>

한중은 지난 2015년 10월 31일, 양해각서를 체결합니다. 한국은 환경부가, 중국은 국가임업국이 사인을 했습니다. 제목은 <판도 보호협력 공동추진 양해각서>입니다. 양국이 협력하여 멸종 위기 종 판다 연구 사업을 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해당 양해각서가 있었기 때문에 러바오와 아이바오가 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판다 양해각서 체결 배경에는 지난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있습니다. 중국은 멸종 위기 종 판다를 외교에 활용합니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할 때 판다를 선물하는 이른바 '판다 외교'를 펼칩니다. 이때 <야생 생물과 자연생태계 보전에 관한 양해각서>를 먼저 체결했고, 다음 해에 더 구체적 내용이 담긴 <판다 보호 협력 공동추진 양해각서>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 시진핑과 함께 오는 '우호 상징' 판다의 정치학

② <자이언트 판다 보호 연구 협력 추진에 관한 협의서>

양해각서가 체결된 다음 실무적인 협의는 양국에서 실질적으로 판다를 보내고 받는 당사자끼리 진행됐습니다. 이때 협의서가 추가로 체결됩니다. 협의서 제목은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 협력 추진에 관한 협의서>입니다. 중국에서는 판다를 보낼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가, 한국에서는 판다를 사육할 삼성물산이 각각 협의 주체가 됐습니다.

푸바오 부모

협의서는 양측 합의에 따라 비공개 문건으로 지정됐습니다. 다만, 환경부로부터 받은 답변을 통해 러바오와 아이바오, 그리고 푸바오에 대한 협의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협의서는 푸바오 반환 시기, 그리고 러바오와 아이바오 임대 기간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푸바오 반환 절차, 2023년 7월 20일부터 논의 가능


푸바오가 만 4세가 되면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은 사실일까요? 협의서 내용은 보면 인터넷에 알려진 내용과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협의서에는 판다 한 쌍(러바오, 아이바오) 사이 새끼 판다(푸바오)가 태어나면 성 성숙기가 되는 '만4살 전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나와 있다고 합니다. 만 4세 때(2024년 7월 20일)가 아닙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반환 절차 논의는 만 3세 이후 시작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7월 20일부터 논의가 된다는 것입니다. 중국 측에서는 이후로 언제든지 반환 절차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 푸바오를 국내에 남겨둘 수 있는 예외조항은 따로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러바오-아이바오 15년 임대, 연장도 가능

푸바오 부모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푸바오와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이들 한 쌍 역시 15년 임대 기간이 설정된 상태로 2016년 3월 3일에 왔습니다. 이에 따라 2031년 3월 2일까지는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국내에 남을 수 있습니다. 2016년 당시 러바오는 4살, 아이바오는 3살이었습니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임대 연장도 양국 협의에 따라 가능합니다. 2031년이 되면 러바오는 19살, 아이바오는 18살입니다. 판다 수명이 25년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임대 연장을 통해 여생을 한국에서 다 보낼 수도 있습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강철원 사육사, 헤어질 결심


러바오와 아이바오, 그리고 푸바오를 가잘 잘 아는 강철원 사육사와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중국에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앞서 한 프로그램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취지로 전화 인터뷰에서도 말했습니다. 푸바오가 국내에 있으면 다른 판다들과 만날 기회가 없는데다 교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푸바오가 중국에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강 사육사는 아쉽지만 이미 '헤어질 결심'을 한 셈입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강 사육사는 떠나기 전까지 푸바오 건강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채혈을 통해 혈액을 분석하고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고 합니다. 푸바오가 안정기에 접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성장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구강이라든지 체온이라든지 챙길 게 많다고 합니다.

강 사육사에게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임대 15년이 끝나면 돌아가는 게 바람직한지 물었습니다. 강 사육사는 어려운 질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판다의 수명이 25년 정도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들 한 쌍은 20살 가까운 나이가 됩니다. 중국에 돌아가는 게 맞는지 아니면 남는 게 좋은 것인지는 그때 두 판다의 건강 상태에 달려 있다고 답했습니다.
 

푸바오, 한중관계 전화위복


최근 한중 관계가 비교적 경색됐다는 소리가 많이 들립니다. 특히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한국이 미국에 베팅하면 후회할 것'이라는 발언은 국정 간섭이라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중국은 7년 전 국내 사드 배치 때 '한한령(限韓令)'를 내리면서 한류를 제한한 선례도 있습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주한 중국대사관 측에 푸바오 반환에 대하여 어떤 입장인지도 문의해 봤습니다. 대사관 측은 푸바오 반환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대사관 차원에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답했습니다.

푸바오가 중국에 돌아가기 전까지는 길게는 1년이 남았습니다. 애초 판다 한 쌍은 '판다 외교' 차원에서 한국에 왔습니다. 양국이 앞으로 푸바오 반환 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곧 최근 한중 관계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중관계가 더 얼어붙을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푸바오 반환 과정에서 양국 관계가 '전화위복'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취파용 사진(박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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