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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 단계 '핀셋 제거'…공개된 킬러문항 22개 어땠길래

<앵커>

최근 수능과 모의평가에 나왔었던 초고난도 문제, 이른바 '킬러 문항'들을 정부가 오늘(26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학교 교육만 받은 학생들은 도저히 풀 수 없는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수능에 내지 않겠다며 그렇게 되면 사교육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정부는 강조했습니다.

오늘 첫 소식, 먼저 임태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6월 모의평가 공통수학 22번 문제.

복잡한 함수 개념이 3개 이상 섞여 있어 학교 교육만 받은 학생들은 풀 수 없다며 '킬러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다른 킬러 문제인 작년 수능 국어 17번은 농게의 게딱지 폭과 집게발 길이 사이 관계를 수학적으로 추론해야 해 사교육 받은 학생이 훨씬 유리하다고 봤습니다.

교육부는 3년 치 수능과 6월 모의평가에 실린 22개 킬러 문제와 판단 이유를 공개했습니다.

고차원적인 접근 방식과 추상적인 개념 사용, 과도한 추론 필요가 공통된 이유였습니다.

[오승걸/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 :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학생들에게 유리해 공교육 과정 내에서 성실하게 학습한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부는 당장 9월 모의평가부터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수능 출제 과정에서 현장 교사들이 이를 점검하는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킬러 문항을 출제 단계에서부터 핀셋으로 걸러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적절한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른바 '물수능', 즉 쉬운 수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교육계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이승민/서울 동북고 교사 : 학원에서도 그런 홍보를 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아이들이 그런 '킬러 문항'을 맞추기 위해서 사교육으로 많이 빠져들거든요.]

그러나 "개념이 다소 복잡하다", "문제 푸는 데 오래 걸린다" 같이 기준이 주관적이거나, 고도의 추론 능력이 필요한 요즘 시대에 어려운 추론 문제를 배제하라는 방침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직 교사 : '추론 문항을 배제해라' 이러면 사실은 그건 (교육 과정) 성취 기준을 아예 부정하는 그런 구분이 돼버려서 별로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사교육비 경감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신소영/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 :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학교 교육 과정에 부합하는 수능 체제로 개선하는 로드맵을 2028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에 내놓아야 합니다.]

교육부가 킬러 문항을 공식적으로 지목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험생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인데, 문제별 정답률 같은 추가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박현철, 영상편집 : 원형희,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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