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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게만 들린단 '고주파'…공중화장실 설치, 효과는?

<앵커>

늦은 밤 공중화장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막기 위해서 지자체나 경찰에서 화장실에 고주파 발생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오래 머무르면 청소년에게만 듣기 싫은 소리가 난다는 곳도 있는데 효과가 있는지, 또 문제는 없는 것인지 김혜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화장실.

10대 청소년만 들을 수 있는 1만 8천Hz의 고주파 발생 장치가 설치돼 있습니다.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이 화장실에서 사람이 10분 이상 머무르면 작동이 된다고 합니다.

청소년들과 함께 기다려봤습니다.

[장재희/만 10살 : (15분째 지나고 있는데 느껴져요?) 아니오. (이상하네….)]

[서예원/만 14살 : 고장난 거 아닐까요?]

[장준희/만 14살 : 아직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같은 기계가 설치된 다른 화장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승윤/만 18살 : (어땠나요? 10분 넘게 있었던 거 같은데?) 저희 소리는 못 들었는데….]

[이승건/만 18살 : 저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경기도 김포시에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사람이 40분 이상 머무르면 1만Hz의 고주파가 나오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성인과 청소년 모두에게 들리는 영역대입니다.

[김혜민/기자 : 지금 40분이 지났는데 고주파 소리는 안 들리고 있습니다.]

[양현철/영상촬영기자 : (어땠나요? 남자 화장실 상황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설치 후 청소년 비행 신고가 줄었다고 홍보했던 고양경찰서에 물었습니다.

[고양 경찰서 담당자 : 저희가 홈커밍(고주파) 스피커와 관련해서는 당분간 적극적으로 홍보하긴 조금 힘든 상황입니다.]

경기 북부경찰청은 왜 안 들렸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안전성 검증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포시는 SBS 취재 당일부터 스피커를 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포시청 관계자 : 금요일 날 오후에 (민원이) 접수돼서 금요일날 저녁에 바로 일단 꺼놨습니다. 저희도 이제 다시 설치 업체랑 협의해서….]

민원을 제기한 단체를 찾아갔습니다.

[이하나 총무/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 청각이 약한 아이들은 부작용이 나서 난청이 생기면 책임은 누가 집니까? 고주파를 무작위로 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고주파는 실제로 인체에 해로울까?

[문경래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 : 이명이 들린다든가 어지럼증이나 속 울렁거림 같은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소리가 노출되는 동안에만 그 증상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한 달 두 달 영구적으로 증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고주파 스피커는 지난 2006년 영국에서 불량 청소년들을 매장에서 쫓아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영국 상점 1천여 곳에 설치됐지만 차별과 유해성 논란이 뜨거웠고 최근 연구에서는 여러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울산광역시 울주군이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혁신 사례 확산 지원 사업'으로 선정이 됐고, 경기도 김포시와 고양시, 울산 동구 등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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