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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끼에도 돈이 없다…빚으로 빚 갚다 무너진 청년들

<앵커>

지난 10년 동안 20대, 30대 청년의 빚은 2.5배나 늘었습니다. 금리도 높아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박병일 기자가 그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청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32살 박상은 씨.

8년째 병상에 계시는 부모님을 돌보느라 대학 졸업 때까지 진 빚이 3천만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지난 2년 새 이 빚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박상은 (가명, 32세) : (채무는 얼마입니까?) 총 6,500만 원 정도요. 카드 값이랑 이런 게 계속 반복이 되고, 그렇게 눈덩이처럼 불어났어요.]

월급은 210만 원 정도인데 매달 원금과 이자, 월세로 190만 원이 나가는 상황.

하루 한 끼만 먹으며 버텼지만 빚은 계속 늘었습니다.

연체를 피하려고 고금리 대출까지 받으며 돌려막기 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박상은 (가명, 32세) : 이제 신용도랑 그런 게 안 맞아떨어지니까 은행에서도 이제 (대출이) 힘들어 대부업체까지 손이 닿게 된 거죠.]

최근에는 금리 2%대 대환 대출을 해준다는 보이스 피싱에 걸려 1천500만 원의 빚을 추가로 지게 됐습니다.

[이창인/신용회복위원회 청주지부 : (이런 종류의 사기가 요즘 많습니까?) 꽤 많이 꽤 있습니다. 뭔가 쫓기는 상황에서 급하게 처리하려다 보니까, 평소에 당하지 않는 보이스 피싱 사기 피해도 당한 겁니다.]

광주에 사는 28살 한동준 씨.

대학 졸업 때까지 중증 장애를 가진 아버지를 돌보며 집안 생계를 도왔습니다.

[한동준 (가명, 28세) : 단기 아르바이트를 진짜 많이 했어요. 호송 경호 아르바이트도 가보고 공사장 단기 아르바이트도 가보고 식당 단기 아르바이트도 가보고]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로 졸업 때까지 진 빚이 1천만 원.

입사했지만 1년 만에 구조 조정 당하면서 빚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한동준 (가명, 28세) : 그 대출을 이제 제때 못 갚기 시작한 거죠. 카드 두 개로 돌려막기 했어요. (그러다가) 이제 돌려막기가 안 되고 하니까 두 카드가 터져버린 거죠.]

빚은 2년 새 3천200만 원으로 늘었고 결국 동준 씨는 상담 끝에 개인 회생절차를 밟기로 했습니다.

20~30대 청년, 10명 가운데 1명은 감당 불가능한 빚을 지고 있고 서울 회생법원을 통해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사람들 가운데 절반 가까운 46.1%가 20~30대입니다.

[주세연/광주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 혼자 끙끙 앓게 되고 결국 문제가 심각해지고 곪아 터져야만 어딘가를 찾아가는 상황인 거죠.]

청년들은 금융지식도 부족하고 채무 관리에 취약한데다 빚 문제를 가족이나 친구와 터놓고 의논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

심각한 지경에 이르기 전에 채무 상태를 점검하고 대처법을 마련해주는 단체나 기관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VJ : 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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