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옷 겨우 걸쳤다"…'대피소' 올림픽 경기장에 텐트 가득

<앵커>

강릉은 지난해에도 큰 산불 피해를 겪었습니다. 또다시 1년 만에 찾아온 불에 보금자리마저 잃어버린 주민들은 현재 대피소에서 첫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김덕현 기자, 경기장 내부에 대피소가 마련됐다고 하는데 이재민분들이 몇 분이나 계신가요?

<기자>

올림픽 빙상 경기가 펼쳐졌던 이곳 경기장 내부는 이재민 300여 명이 모인 유일한 대피소입니다.

한때 600여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 몰리기도 했는데, 일부 주민은 안전 확인이 끝난 인근 아파트 등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제 옆으로 보시면 이재민들이 머물 수 있는 텐트 100여 동이 나란히 설치돼 있는데,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것들을 포함해 모두 150여 동의 텐트가 이곳을 가득 메울 예정입니다.

하지만 텐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 있는 의자에 걸터앉아 슬픔을 달래고 있는 이재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저녁 식사를 마친 이재민들에게는 덮고 잘 수 있는 침구류와 물 등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경기장 대피소

<앵커>

다들 정말 급하게 대피하셨을 텐데, 김덕현 기자가 당시 상황을 좀 들어봤죠?

<기자>

이곳에서 만난 주민 대부분은 옷 하나 겨우 걸칠 정도로 급히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김홍기/강릉시 안현동 : 불똥이 날아오니까 빨리 같이 가자고 그래 가지고 휴대전화, 지갑 두 개만 챙겨왔어요. 의족 저거, 의족 겨우 신고….]

평생을 살아온 고향이 잿더미가 된 사실에 참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차주일·최선자/강릉시 경포동 : (토박이지, 토박이지) 거기선 나서 거기서 산 거지. 그냥 빈손으로 나온 거예요. 다 탄 거지, 안 탄 집이 없어. 이런 걸 처음 느낀 거야.]

당장 앞으로의 생계 수단이 사라졌다는 걱정도 큽니다.

[전진하/강릉시 저동 : 나이 70이 넘어가서 뭘 하나. 살 일이 큰일이죠. 이제는 갈 데가 없어요. 제가 이 나이에 벌 키우다가 벌도 다 죽고 없는데 뭐 어떡해. 이제는 정말 살 일이 캄캄하네요.]

강릉시는 이재민들에게 옷가지와 식사 등 편의를 제공하면서, 임시 주택 등의 추가 지원 대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최은진)

---

<정유미 앵커>

제가 방송을 하는 이 몇분 동안에도 바람이 좀 잦아드나 싶더니, 다시 강하게 불기도 하고 정말 종잡을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내일까지 동해안 일대에 강한 바람이 예보되기도 했죠. 작은 불씨라도 이런 바람을 타고 또 언제든 큰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이 일대 계시는 분들은 상황이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 안전한 곳에서 머무시는 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강릉 산불 현장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강릉 온 봄철 불청객…'시속 100km' 태풍급 돌풍 정체
▶ 2시간 만에 소방대응 '3단계'…가장 빠르게 번진 산불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