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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손수 지었는데…" 뼈대만 남은 펜션에 망연자실

<앵커>

제가 있는 이곳은 동해안을 내다볼 수 있는 데다, 바로 경포호 근처라서 이런 펜션과 민박이 많이 모여있는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특히 날이 풀리면서 관광객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처참한 모습만 남았습니다.

G1방송 윤수진 기자가 경포호 일대를 둘러봤습니다.

<기자>

몸이 휘청이고 눈도 못 뜰 정도로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에 민박촌 고즈넉한 집들이 잿가루로, 그을음 덩어리로 변했습니다.

해변가를 끼고 온통 이런 민박과 펜션들이 즐비한데, 펑펑 터지는 소리와 함께 죄다 시뻘건 화염에 휩싸여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열기 뚫고 무사히 빠져나와 다행이지만, 5년 전 손수 지은 꿈 같던 펜션 자리에는 이제 남은 게 별로 없습니다.

[강릉 경포 A 펜션 사장 : 열기가 너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옷가지도 못 챙기고 그냥 나왔거든요. 2층이 집인데.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어디 가서 자야 하나요.]

경포호를 내려다보던 펜션 단지에는 곧 무너져 내릴 듯 앙상한 뼈대만 서 있고, 겨우 화를 면했어도 불구덩이 앞에서 가슴은 매분 매초 타들어 갔습니다.

[김태수/강릉 경포 B 펜션 사장 : 지금 거의 저희가 마지노선인 것 같아요. 지금 여기가 뚫리면 다 뚫릴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날 풀리기 무섭게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동해안 대표 관광 명소는, 나뒹구는 소화기와 뿌연 유독가스로 뒤덮였습니다.

열흘 전까지만 해도 성대한 벚꽃축제가 열렸던 이곳 경포호 일대는 벚나무며 이런 나무 데크 할 거 없이 전부 타버렸습니다.

이번 불로 강릉 숙박업소 중 펜션 28동과 호텔 3동 등이 불탄 걸로 집계되는데, 진화를 마치고 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 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광수 G1방송·이락춘 G1방송·권순환 G1방송·조은기 G1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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