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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⑥] 알케미스트 '해결사' 고문단…조세회피처로 흘러갔나

<앵커>

저희는 어제(7일) SK와 한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그 운용사는 유난히 SK로부터 많은 투자를 받았습니다. SK가 직접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데도 중간에 그 운용사를 거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고, 저희가 취재를 해 봤더니 운용사는 SK와 관계있는 회사 여러 곳을 그동안 인수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K는 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을 하지만, 왜 그런지 몰라도 이 펀드 운용사를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숨기려고 한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그 운용사에는 최태원 SK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사람이 깊숙히 관련돼 있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펀드 운용사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 오랫동안 추적해 봤습니다.

먼저 권지윤 기자, 화강윤 기자가 이 내용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권지윤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

현재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 사무실이 있지만, 시작은 서울 강남이었습니다.

2017년 3월 개업 신고를 한 이후 각종 펀드를 구성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이른바 '모차르트딜'입니다.

2020년 3월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4천100억 원대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고, 이듬해 펀드 투자자였던 SK하이닉스에게 엑시트, 즉 매각까지 신속하게 해내는 성과를 냈지만, 알려진 건 많지 않습니다.

알케미스트는 비밀 보장을 우선한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이들이 운용한 펀드 규모만 6천800억 원대이고, 대부분 SK와 관련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SK 측이 알케미스트를 숨기려 한 정황까지 드러나, 도리어 이들이 누구인지 의심만 커지고 있습니다.

알케미스트는 구성원을 비공개하고 있는데, 끝까지판다팀은 취재 과정에서 모차르트딜 당시 알케미스트 소속 구성원 명단을 입수했습니다.

대표는 현재와 같은 이 모 씨.

대부분 유학파 출신들이고, 외국인 등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눈에 띄는 명단은 자문 그룹 등 고문역들로, 알케미스트 스스로 특징이자, 강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문역을 두고 "눈에 띄지 않게 활동한다"면서도, "주요 이슈를 해결하는" "레인 메이커"라며 거래 성사에 단비를 내리는 해결사로 내세우고 있는데 타이완 국적 주 모 씨 등 3명이 고문들입니다.

고문역 3명을 포함해 구성원 7명의 면면은 확인했지만,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실소유주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알케미스트 지분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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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윤 기자>

끝까지판다팀은 알케미스트 지분 구조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문건들을 확보했습니다.

먼저 지난 2020년 3월 알케미스트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주주 구성입니다.

대표 이 모 씨는 보유 지분이 20%에 불과하고 80%는 A 씨라는 개인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달 뒤인 5월, A 씨가 소유 중인 지분 80%가 알케미스트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다른 법인으로 넘어가면서 최대 주주가 바뀝니다.

이 법인의 등록지는 영국령 케이맨제도, 법인세도, 소득세도, 상속증여세까지도 피할 수 있는 조세 회피처입니다.

등록 주소지는 사모펀드 운영과 관리를 대행하는 회사의 케이맨제도 사무실로 드러났습니다.

알케미스트 직원이 근무하는지, 대표가 누군지 등을 물었는데,

[케이맨제도 법인 대행사 직원 : 당신이 가진 질문이 무엇이든, 이메일을 통해서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해당 업체는 답을 피했고, 수차례 서면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사무실이 아닌 서류상 회사인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됩니다.

[김정철/변호사 : 케이맨 제도는 조세 회피 지역이고 주식이나 기업에 대한 실소유주를 은닉하는 데에도 굉장히 많이 이용되는 곳이거든요.]

알케미스트 측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득을 케이맨 제도 최대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다고 인정하면서, 설립 이후 6년 동안 지급한 배당금은 3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키파운드리 매각 건으로 배당한 금액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알케미스트가 6천870억 원에 달하는 사모펀드를 운용하면서 발생한 막대한 이익들이 어디로, 어떻게 분배됐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습니다.

특히, SK그룹과의 거래로 이익이 집중되는 알케미스트의 최대주주인 케이맨제도 법인 실제 소유주가 누군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준호, CG : 이준호·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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