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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쏠리고 복도엔 곰팡이…"이 아이들 버릴 건가요?"

<앵커>

학교폭력으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해맑음센터' 라는 대안학교가 있습니다. 대전의 한 폐교 건물을 쓰고 있는데, 너무 낡아서 건물이 기울어지고 붕괴 위험이 있습니다.

김혜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폐교한 대전 대동초등학교에 10년째 세들어 있는 해맑음센터.

안전 전문가와 함께 찾아가 건물 상태를 확인해봤습니다.

기숙사 바닥을 수평계로 측정해보니,

[이용재 교수/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 오른쪽이 저 반대쪽보다 굉장히 높은 거죠. 거의 (수평계) 범위를 넘어서 버리다시피 했죠.]

얼마나 기울었는지도 봤습니다.

[제가 볼게요, 3.5cm.]

[이용재 교수/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 일반적인 생활이나 가구나 이런 걸 놓고 쓰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라고 보시면 돼요.]

바로 옆 강당은 습기 때문에 벽에 큰 구멍이 나 있고, 교실 복도 벽은 곰팡이가 가득합니다.

바닥의 나무들은 떨어져 나가 손이 그대로 들어갈 정도입니다.

떨어져나간 바닥 나무

[이용재 교수/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 구조물이 뼈대가 움직이고 있다는 거예요. 안전에는 상당히 문제가 있는 건 맞죠.]

해맑음센터는 학교 폭력 피해를 입고 등교조차 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전국 하나뿐인 기숙형 기관으로, 교육부가 지원하고 시 교육청의 위탁 지정을 받아 운영 중입니다.

2019년까지 안전 등급 C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11월에는 건물 손상 심화로 학생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시 교육청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 (교육부에서 이전) 노력은 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지금 어떤 상황으로 가고 있는지는, 저희는 아직까지 얘기를 전달받은 것은 없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나가서도 호소했는데 감감무소식인 겁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 건물이 붕괴 위험이라서 내년(2023년) 4월 안에 나가야 되는데 아무 대책이 없습니다. 저희 아이들을 어떻게 할 건가요, 버릴 건가요.]

[이주호/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난해 10월) : 해맑음센터에 대해서는 제가 한번 방문해서….]

[조정실/해맑음센터장 : 교육부 담당자한테 언제쯤 오시냐 계속 묻고, 답이 없으니까 '저희가 공문을 보내겠습니다' 했어요. 그랬더니 '공문을 보내지 말고 직접 본인한테 갖다 달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갖다 드렸거든요. 근데 그 뒤에 아무 얘기도 없고.]

교육부 담당자와 이주호 장관에게 취재 요청을 하자 하루 만에 답이 왔습니다.

[교육부 담당자 : 완전 좋은 소식이 있어요. (이전용 다른 폐교) 부지를 OK한 지역이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 3월 중 (장관님이) 방문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전 준비를 해왔는데, 최근 성과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해맑음센터를 졸업한 학생은 지난 10년간 335명에 달합니다.

[해맑음센터 졸업생 : 해맑음이 없어지지 않고 그냥 정말 그 자리 안 좋은 시설이라도 좋으니까, 그냥 계속 끝까지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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